재개발·재건축 조합 '시공사 교체'…약될까 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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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관 기자
입력 2019-12-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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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경. [사진= 아주경제DB]


정부의 잇따르는 부동산 규제 속에서 시공사를 교체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지가 늘어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비사업 진행이 어려워진 만큼 조합 입장에선 시공사를 교체해 수익성 개선과 사업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에선 시공사를 무리하게 교체할 경우 법적 소송에 휘말려 사업이 더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은 오는 23일 총회를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자 지위 취소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8일 대의원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자 선정을 취소했다.

반포1단지 3주구는 지난해 7월 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6개월여간 특화 설계안, 공사 범위, 공사비 등을 놓고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는 실패했다. 올해 1월 조합이 시공사 해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합원 간 고소·고발이 오가는 등 내홍이 극심했다.

반포주공 1단지에선 3주구뿐 아니라 1·2·4주구 역시 조합원들이 시공사로 최종 선정된 현대건설이 무상 이주비와 특화설계 공약을 철회했다고 주장하며 시공사 선정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풍향구역 재개발도 최근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을 교체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10일 해당 조합은 시공사로 선정된 포스코건설 측이 조합원에게 금품을 돌렸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포스코건설 측이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금품을 돌린 정황 등 10여건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합은 오는 28일 시공사 선정 취소와 입찰 자격 박탈에 대한 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 성북구 보문5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달 14일 호반건설에서 HDC현대산업개발으로 시공사를 교체했다. 서울 홍은 13구역 재개발도 기존 시공사인 라인건설을 대신할 시공사를 찾는 중이다. 또 경기 남양주시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서희건설과 분담금과 관련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시공사 해지를 논의 중이다. 은평구 신사1구역도 시공자였던 삼호를 교체하고 새 시공자 찾기에 나섰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분양가상한제 등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더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건설사를 찾자는 의미"라면서 "시공사 교체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시공사를 무리하게 교체할 경우 사업 자체가 연기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사업파트너를 해지하고 상위 브랜드의 건설사를 선정하면 더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득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손해배상 등 법정 다툼에 따른 사업 지연과 이자비용 등을 생각하면 되레 조합원들이 내야 할 분담금이 늘어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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