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정부와 인연 깊었던 '김우중'…文 대통령도 조화 보내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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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12-10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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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DJ·노무현과 각별한 사이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각별한 관계였다.(박지원 대안신당 의원)"

9일 오후 11시 50분 숙환으로 별세(향년 83세)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정치권의 마당발로 통했다. 재벌 회장이었지만, 민주정부 인사들과도 친분이 깊었다.

민주정부 1∼2기를 맡았던 DJ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10일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의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국민의정부 출범 이후 DJ가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5대 그룹 회장'과 오찬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하자, 동유럽 출장 도중 귀국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외환위기 극복이 중요하니 귀국하시지 말라고 했더니 혹시나 밉보일까 봐 안절부절, 자정 넘어서까지 집으로 전화하시던 정중한 모습이 떠오른다"고 적었다.

DJ와 김 전 회장은 '핫라인'으로 소통하던 사이였다. 박 의원은 "(DJ가) 김 전 회장에게 대우그룹 소생방안을 직보하라고 했는데, 정부 부처 장·차관들이 (김 전 회장의) 보고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며 "결국 대우자동차 등 6개사만 회생방침이 결정됐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DJ와 김 전 회장을 이어준 이는 재미교포 사업가 조풍언 씨로 알려졌다. 조 씨는 DJ 정권 실세로 통했다. 김 전 회장과는 경기고 동문이다.

그러나 1999년 대우그룹 퇴출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조 씨를 통해 구명 로비했다는 의혹을 불거지면서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조 씨는 2014년 10월 14일 새벽 로스앤젤레스(LA) 인근 팔로스버디스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4세.

노 전 대통령과 김 전 회장을 이어주는 고리는 '대우'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노 전 대통령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인 1987년 최루탄을 맞아 숨진 이석규 씨(당시 대우조선 노동자) 사건을 맡았다.

노 전 대통령은 1990년대 들어서도 '대우조선 거제공장 파업 사태'에 가담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김 전 회장 빈소에는 이날 하루 동안 3000여 명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각계각층에서도 김 전 회장을 애도했다. 정치권에선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제주도지사,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이 김 전 회장 빈소를 찾았다. 홍 전 원내대표는 대우자동차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재계에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회장, 황각규 롯데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등이 함께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고인이 일생을 통해 보여준 창조적 도전 정신을 이어받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1998∼1999년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영결식은 오는 12일 오전 8시 아주대병원 별관 대강당에서 거행된다. 장지는 충남 태안군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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