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어른이 된 달천이들에게 이용신 성우가 전하는 메시지

김호이 기자입력 : 2019-12-11 00:05
지난 2004년 유치원, 초·중·고등학생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 만화가 있다.
바로 달빛천사. 그 만화는 전국에 풀문 열풍을 불러 일으켰고 15년이 지난 지금도 대학축제 공연에서 떼창을 할 정도로 인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2004년 달빛천사를 보고 자란 달천이들이 이제는 성인이 되어 누군가는 그때 그 시절 달빛천사를 보며 성우가 되고, 취업을 하거나 아이들의 아빠 엄마가 되었다.
이번 인터뷰는 추억의 달빛천사의 OST를 부른 이용신 성우의 인터뷰다.

 

[사진= 김호이 기자/ 이용신 성우]

Q. 15년 만에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게 됐는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A. 사실 달천이(달빛천사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15년 동안 달빛천사에 나왔던 삽입곡들이 정식으로 음원으로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음원사이트에서도 듣고 싶다"는 요청들을 많이 했는데 올해가 방영 15주년이었거든요.

그래서 정말 올해를 넘기지 않고 친구들을 위해 프로젝트를 열어서 선물을 하고 싶다, 해서 처음 시작한 일인데 그게 이렇게 커져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저도 사실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요.

Q. 이번 앨범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진행됐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A. 원곡이 있는데 외국 곡이다 보니까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발매하려면 커버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하더라고요.

당시에 곡당 200만원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워낙 여러 곡이 있으니까, 제 개인으로 이런 것들을 충당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워서 지난 2013년에도 크라우드펀딩으로 앨범을 낸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이렇게 하면 달빛천사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크라우드펀딩을 하게 됐죠.

Q.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달천이들이 참여를 해줬는데 소감이 어떠셨나요?

A. 펀딩 목표액이 3300만원이었어요. "그 정도면 정말 최소한의 비용으로 음반을 시작해볼 수 있겠다"라는 정도였는데 그렇게 펀딩을 오픈하고 1시간 만에 억 단위를 넘겨서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 당황했어요. 그렇게 며칠 지나다 보니까 무섭기도 했고요.

그런데 달빛천사를 보던 꼬꼬마들이 이제 다 성인이 된 걸 생각을 못하고 아직도 아기들이라고 생각을 해서 "3300만원도 이 애들한테는 큰 돈이겠다"라고 생각을 했었죠.

근데 달천이들의 "저 이제 알바해요, 취업해요, 결혼해요"라는 말을 듣고 사태 파악이 됐죠.
 

[사진= 김호이 기자]

Q. 이번 곡들이 우리가 기존에 알았던 곡들과 다른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A. 15년 전에는 TV 화면으로만 들어서 안 좋은 음질과 유튜브가 좋은 플랫폼이지만 유튜브에서만 들을 수 있는 건 불편하잖아요.

그래서 다른 건 없이 달천이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15년 동안 달빛천사를 그렇게 추억했는데 이제 정말 편하게 좋은 음질로 정말 무한반복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고요.

원곡을 최대한 충실하게 따라갔고 살짝 살짝 2019년의 변화를 약간씩 줘서 이 곡을 들었을 때 "훨씬 좋아졌네"라는 느낌이 들 수 있도록 신경을 썼어요.

Q.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

A . 바로 타이틀인 'New Future'라는 곡이죠. 근데 이번에 앨범작업을 하면서 이 곡이 제일 부담스러웠어요.

저는 성우면서도 노래를 같이 하잖아요. 풀문이라는 캐릭터는 16살에 여전히 예쁜데 저는 15년이 흘렀잖아요.

사실은 15년이 지나면 성우도 목소리가 변해요. 그래서 "2004년에 풀문을 지금의 풀문이 이길 수 있을 것인가"라는 부분이 제일 걱정돼서 정말 최선을 다해서 불렀어요.

Q. 15년 만에 노래를 부른 심정이 남다를 것 같은데 노래를 부를 때 어떠한 심정이었나요?

A. 15년 전에 풀문을 지금의 풀문이 다시 카피하고 있는 거죠. 성우라는 게 그게 가능한 직업이잖아요.

가수 분들은 15년 전 목소리를 똑같이 내기를 요구하지 않으세요. 그냥 "내 아티스트가 같이 늙어가는구나" 하시는데 저는 캐릭터를 연기했잖아요.

그 느낌을 정말 그대로 주고 싶어서 한 소절 한 소절 듣고 카피하는 과정을 거쳐서 사실은 너무 힘들었어요. 이거 다시 하라고 하면 정말 못하겠다 싶을 정도로. 그렇지만 저도 성우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거였는데 그래도 잘 해낸 것 같고요.
 
Q. 15년 만에 리메이크 앨범을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A. 이게 외국 곡이고 원작자가 계시는데 과연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고 관리는 누가 하고 있는지에 대한 과정이 너무 복잡한 거예요. 그래서 7월부터 시작해서 연락하고 기다리고 하는 과정이 너무 너무 길었어요. 그래서 커버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과정의 시간이 피를 말리더라고요.

그것을 생각하면서 마음 졸였던 시간이 정말 힘들었고, 커버 라이선스 결정이 나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거든요.

원곡자 분들도 흔쾌하게 허락해주셨고 본인의 노래가 한국에서 15년 만에 발매되니까 기뻐하셨어요. 그리고 앞으로 다른 행사에서 만나자고도 하셨고요. 화기애애했어요.

Q. 추후에 또 다른 리메이크 앨범을 낼 계획이 있나요?

A. 제가 CM송부터 시작해서 약 20년 정도 노래를 불렀어요. 그래서 노래에 대한 열정이 항상 있어요.

사실 이번에도 리메이크로만 채워져 있기 때문에 다음번에는 풀문이 부르는 완전히 새로운 노래를 만드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제가 가사도 써보고 싶기도 해요.

Q. 연말 콘서트가 매진됐는데 팬들이 요청하면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 있나요?

A. 팬들이 원하면 할 힘이 날 것 같아요. 저도 정말 예상도 못했어요.

정말 빠른 시간에 매진됐고, 저는 성우로서 그렇게 큰 콘서트를 매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어요.

저한테도 이건 기적 같은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처음에는 리메이크 음반이 나오면 소극장에서 팬들과 만나야지 하고 잡아놨었어요.

근데 일이 이렇게 커지니까 거기서 하면 안 되겠는 거예요. 큰 곳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마침 타이밍도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에 우리 달천이들과 모여서 이 노래를 15년 만에 떼창을 할 걸 생각하니까 너무 고맙더라고요.
 

[사진= 김호이 기자]


Q. 갓 용신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이 별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제 이름이 참 특이하죠(웃음). 팬들이 옛날부터 드래곤 갓이라고 많이 불러줬거든요.

그래서 갓 용신, 드래곤 갓이라고 했는데 뭔가의 족적을 이루면 이름 앞에 갓이라는 게 제가 원조가 아니었을까 라고 믿고 싶고요.

제 이름이 특이하긴 하지만 친구들이 이렇게 불러주는 게 너무 좋고요. 은근히 별명 부자예요.

별명이 많다는 건, 저한테 관심이 많다는 얘기니까 성우로서 앞으로 여러분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달천이들이 이제 대부분 어른이 됐는데 그런 달천이들에게 한 말씀해 주세요.

A. 아직도 저는 달천이들이 아기들 같아요. 물론 다 성인이죠. 스무살도 넘고 직장도 다니고 심지어 아기 엄마 아빠도 됐더라고요.

그래서 일단은 "애들아 정말 잘 자라줘서 기특하고 고맙고 내가 이렇게 15년 만에 노래 선물을 준비했으니까 이 곡을 들으면서 지금 삶 속에서 느껴지는 그런 힘겨운 것들을 잘 이겨냈으면 좋겠고, 음악 들으면서 너희들의 어린시절을 추억하며 행복에 젖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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