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태풍]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 사장···이번에도 '전문 소방수'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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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12-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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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병 작업 전 다양한 경영 경험에 주목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는 지난해 말 정문국 오렌지라이프생명 사장(사진)을 신한생명 사장으로 선임했다. 피인수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인수기업의 사장직을 맡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정문국 사장에게 요직을 맡기려 한 것이다.

이는 여러 보험사를 경영해왔던 정 사장의 경험을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의 합병 과정에서 요긴하게 활용하려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자경위의 판단이 녹아있다.

당시 신한생명 노동조합의 결사적인 반대 탓에 정 사장의 신한생명 이동은 무산됐다. 그러나 신한금융그룹에서 정 사장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1년 사이에 크게 변하지 않았다. 두 보험사의 합병 과정에서 위기의 보험사를 정상화했던 '전문 소방수' 정 사장의 경험을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정 사장의 연임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도 이 같은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현재 진행되는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고 이른 시일 안에 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CEO의 연임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에는 오렌지라이프생명을 이끄는 정 사장의 거취도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 정 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이한다.

 

[사진=오렌지라이프생명]

무산되기는 했으나 1년 전만 하더라도 신한생명 사장직을 맡을 뻔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 사장은 무난히 연임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2014년부터 오렌지라이프생명을 이끌어오면서 유가증권시장 상장과 신한금융그룹으로의 피인수 전 과정을 대과(大過) 없이 마무리한 정 사장만큼 회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인물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정 사장은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생명 합병 과정에서 더 쓰임새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계 보험사인 신한생명과 외국계 보험사였던 기간이 상당한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조직 문화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또 주로 보장성보험에 강한 신한생명과 변액보험에서 강점이 있는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장단점에서도 차이가 상당하다.

합병 과정에서 세심한 조정이 없다면 조직 사이에서 충돌이 발생하거나 두 회사 중 한 곳의 장점이 없어지기 십상이다. 다양한 보험사 경영의 경험을 쌓은 정 사장이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2007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사장으로 선임된 것을 시작으로 셈하면 정 사장은 13년차 베테랑 CEO다. 알리안츠생명과 ACE생명(현 처브라이프생명) 등 다양한 보험사를 경영했음을 감안하면 신한금융그룹 내부에서도 정 사장만한 보험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건전성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정 사장의 다양한 경험이 더욱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등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보험사 경영 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보험사 경영에서 한층 운용의 묘가 요구되는 덕에 경험이 많은 CEO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사진=오렌지라이프생명]

경영 능력 역시 입증됐다. 2014년부터 오렌지라이프생명을 책임져온 정 사장은 종전까지 2000억원 안팎에 머무르던 회사의 당기순이익을 2016년 3048억원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 지급여력(RBC)비율 역시 생보업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의 경우 당장의 연임보다는 통합 보험사에서 수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모이는 인물"이라며 "만약 신한금융그룹에서 합당한 대우를 못 받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그를 모셔가겠다고 줄을 설 보험사가 한둘이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오렌지라이프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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