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1조 재판서 퀄컴에 승…한미 관계 영향도 관심(종합)

홍성환·신동근 기자입력 : 2019-12-04 15:43
법원, 3년 심리 끝에 "과징금 적법"...중국ㆍ대만ㆍEU도 과징금 부과 공정위 "당연한 결과"...방위비ㆍ차 관세로 얽힌 한미 관계도 주목
공정거래위원회가 '특허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세계 최대 통신 칩 제조사 퀄컴에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방위비 협상과 자동차 관세 등으로 얽힌 한·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을 끈다.

4일 공정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노태악·이정환·진상훈 부장판사)는 퀄컴 인코포레이티드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공정위 측의 손을 들어줬다. 2017년 2월 법원에 사건이 접수된 지 2년 10개월 만에 나온 첫 판결이다.

이번 재판은 심의 과정에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미국 애플·인텔·엔비디아, 대만 미디어텍, 중국 화웨이, 스웨덴 에릭슨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들이 참여해 '세기의 재판'으로 주목을 받았다.

앞서 공정위는 2016년 퀄컴이 휴대전화 생산에 필수적인 이동통신 표준필수특허(SEP)를 독점하며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고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조311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역대 가장 큰 액수다. 퀄컴은 이에 불복해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퀄컴은 2만5000여개의 SEP를 보유하고 있는 '특허 공룡'이다. 퀄컴은 '사업자에게 차별 없이 특허를 제공하겠다'는 국제표준화기구 확약(프랜드·FRAND)을 선언하고 SEP 보유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삼성·인텔 등 칩세트 업체가 계약 체결을 요구하면 이를 거부하거나 판매처를 제한하는 등 실질적인 특허권 사용을 제한했다. 칩세트를 공급받는 휴대전화 제조사들에도 특허권 계약을 함께 맺도록 강제했다. 시장 지배력을 지렛대 삼아 휴대전화 제조사와의 특허권 계약도 일방적인 조건으로 체결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재판부도 이러한 공정위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공정위는 "법원이 퀄컴과 같은 표준필수특허권자의 프랜드 의무를 재확인하고, 퀄컴의 특허 라이선스 사업 모델이 부당하다는 점을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진행될 대법원 상고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시정 명령에 대한 이행 상황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퀄컴에 대한 제재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지방법원은 "퀄컴이 휴대폰 반도체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시장 경쟁을 억압하고 과도한 특허 사용료를 챙겼다"며 반독점 위반 판결을 내렸다. 중국(9억7500만 달러), 대만(8억 달러), EU(9억9700만 유로) 등도 퀄컴에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번 판결은 방위비 협상, 자동차 관세 등으로 얽힌 한·미 양국 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앞서 미국 통상당국은 지난 3월 초 퀄컴 과징금과 관련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처음으로 양자 협의를 요청했다. 당시 미국 측은 "공정위가 조사 과정에서 충분한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우리 정부는 "우리 경쟁법 규정 및 절차가 한·미 FTA에 합치한다"고 말했다.
 

다국적 통신업체 퀄컴이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1조원대 과징금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는 4일 퀄컴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테크놀로지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CDMA 테크놀로지 아시아퍼시픽 PTE LTD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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