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제로금리 시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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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조 NH농협은행 펀드마케팅팀 애널리스트
입력 2019-1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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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채권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함에 따라 제로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가 당장 0%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향후에 전개될 가능성이 있고, 일본이나 유럽 등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되는 채권도 있기 때문이다.

제로금리란 명목이자율이 0%에 수렴하는 현상으로, 주로 물가가 지속 하락하는 디플레이션(Deflation) 상황에서 발생한다. 금융시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이자율을 명목이자율이라고 부르는데, 명목이자율은 실질이자율과 인플레이션율의 합으로 구성된다.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거나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명목이자율은 하락한다.

이론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구 감소와 고령화 현상이 함께 발생하면 도리어 현금 및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통계청이 지난 3월에 발표한 '장래인구특별추계'에 따르면, 한국의 총인구는 2017년 5136만명에서 2067년 3929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구정점은 추정방법에 따라 올해에서 2036년이 될 전망이다. 중요한 점은 올해부터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지는 자연감소가 시작되며, 국가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15~64세의 생산연령인구는 2017년 3757만명에서 2030년 3395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처럼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물가가 하락하면 현금이나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을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보다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물가 하락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 실물자산을 외면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저성장∙저금리∙노령화 현상을 먼저 겪은 대표적인 나라인 일본의 사례에서 한국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일본은 1990년대 이후 기업 대출 감소와 예금 증가로 일본 은행의 국채투자가 크게 늘었다. 주로 은행 부분이 국채를 대량 매입했고 이는 저금리 현상을 일조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예금 등 안전자산 선호가 유지됐다.

특이할 만한 점은 투자자산 내에서는 위험선호 현상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아무리 저성장∙저금리∙노령화가 발생하더라도 투자 중인 계층에서는 위험자산을 선호했다는 것이다.

이 시기에 인기를 끌었던 펀드는 크게 3가지다. 해외펀드 및 절세상품, 그리고 월지급식 상품이다. 해외펀드 투자는 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해외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투자자의 수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절세상품이 인기를 끈 것은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대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는 절세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세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월지급식 상품은 은퇴자들이 많아지면서 정기적 수입에 대한 기대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일본 사례가 모두 한국에 적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유사한 경험을 미리 겪은 국가가 있다는 것은 참고할 선례가 많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단순한 저금리가 아니라 저성장과 노령화까지 겪었다는 점에서 참고할 점이 많다. 해외투자와 절세상품, 월지급식 상품 확대 등은 한국 투자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한조 NH농협은행 펀드마케팅팀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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