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세안 정상회의] 한·필리핀 정상회담...내년 FTA 최종타결 노력

文대통령, 한·아세안 정상회의 계기 방한한 두테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

文대통령 "필리핀, 아세안 국가 중 최초로 수교...한국전 참전한 첫 국가"

두테르테 대통령 "70년간 교류 굳건해져...공동의 목표 지속 추진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및 한·메콩 정상회의 참석차 부산을 방문 중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실질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전통적 우방국인 양국이 1949년 수교 이래 70년간 교역 및 투자, 인프라 구축,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왔음을 평가했다. 동시에 양국 관계를 한층 더 격상할 여건이 마련됐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수교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방문해주신 것을 국민들과 함께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대통령의 지난해 방한 때 올해를 한·필리핀 상호교류의 해로 지정한 데 따라 한국에서는 콘서트와 영화제, 전시회 등을 비롯해 필리핀과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가 열렸고, 한국인들이 필리핀과 더 친근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필리핀은 우리와 아세안 국가 중 최초로 수교를 맺었고 아세안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해준 국가"라며 "변함없는 우정을 보내준 필리핀 국민들과 한국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준 대통령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핀을 가장 많이 방문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 필리핀의 발전소, 공항, 교통·철도 등 인프라 분야 발전에 우리 기업이 계속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에너지 분야에서도 친환경 발전 등 호혜적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5일 부산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에너지, 전기, 전자, 섬유, 조선뿐 아니라 SOC(사회간접자본)까지 많은 한국 기업들이 필리핀에 진출해 있다. 이제 양국은 우정과 신뢰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을 검토할 여건이 성사됐다"고 짚었다.

아울러 "관계 격상을 통해 양국은 더 많은 협력으로 상생 번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으로 연간 6%대의 높은 경제성장을 기록하는 필리핀은 아세안의 미래"라면서 "오늘 회담을 통해 대통령과의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하고 필리핀과 한국 간 협력으로 아시아 발전에 함께 기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 아세안 동료 정상들을 대통령의 아름다운 고향에서 만나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훌륭하게 준비해주시고 환대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매우 뜻깊은 해"라며 "한국과 아세안이 대화 관계를 수립한 지 30년을 맞았고, 한·필리핀 수교 7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더불어 "필리핀과 한국은 특별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다"며 "1950년대 우리는 자유를 위해 함께 투쟁한 형제 국가이며 1980년대에는 세상은 우리가 민주주의 위해 투쟁하는 것을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경제는 다른 여정과 운을 따랐다. 한국은 아시아의 경제기술 강국으로 성장했고, 필리핀은 흔들렸지만 인내로 이겨내 현재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신흥 국가"라고 분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5일 부산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지난 70년간 우리의 교류가 굳건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며 "우리의 협력은 교육, 투자, ODA(공적개발원조), 인프라 개발, 국방, 과학기술, 농산업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여진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1950년 이후 연대와 상호의 원조는 우리 협력 관계의 상징"이라며 "우리 관계가 여전히 그렇다는 것을 이번에도 느낄 수 있어서 감동받았다"고 부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한국 정부에서 지난달 민다나우에서 발생한 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10만 달러를 원조한 것을 언급,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역사상 어느 때보다 우리 협력 관계가 굳건하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한국은 필리핀의 4대 교역국이며 교역액은 약 130억 달러에 달한다"면서 "외국인 직접 투자에서도 13위를 한 소중한 협력 국가"라고 평가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끝으로 "필리핀은 한국과의 양자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역내 평화와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한국과 공동의 목표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확신한다"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한 양국 교역액이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150억달러를 돌파했음을 평가하고,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양국이 상품 시장개방 관련 조기성과 패키지에 합의한 점을 평가하는 한편, 추후 협상을 지속해 내년 중 최종타결할 수 있도록 상호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필리핀의 한국전 참전으로 맺어진 혈맹이라는 특별한 인연과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간 국방·방산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음을 환영했고, 특히 문 대통령은 군 현대화 등 필리핀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국방·방산 관련 사업에 우리 측이 지속 기여할 수 있도록 필리핀 측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동시에 양국 정상은 국민 간 활발한 우호·협력이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토대라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사회보장협정 체결을 통해 상대국 체류 국민들의 경제적 부담이 완화되고, 관광협력 양해각서(MOU )이행계획 체결을 통해 양국 관광 협력 및 인적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필리핀 거주·방문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에 대한 필리핀 측의 계속적이고 각별한 관심을 요청했으며,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내 우리 국민 보호를 위한 필리핀 정부의 지속적 관심을 약속했다.

양 정상은 회담 이후 해당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해 △사회보장협정 △관광협력 양해각서 이행계획 △자유무역협상 조기성과 패키지 공동선언문 등 3건의 문건 서명식에 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