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지간’ 효성그룹·한국타이어 나란히 수사받는 이유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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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 기자
입력 2019-11-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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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와대와 껄끄러운 검찰, 만회의 기회 노리나

  • “계엄령 수사보다는 효성이 편하지 않겠나” 꼬집는 시선도

‘사촌지간’인 한국타이어와 효성그룹이 나란히 수사 선상에 올랐다. 효성이 계열사 부당지원과 분식회계, 회삿돈 유용 혐의를, 한국타이어가 납품대가 상납과 조세포탈 혐의를 받는 등 광범위하게 걸쳐 있다.

한국타이어 조현범 대표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라는 점에서, 효성그룹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전후해 여러차례 수사를 받고도 결정적인 타격을 피해왔다는 점에서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재계와 정치권, 법조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검찰개혁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에 이어서 진행되는 범(汎) 효성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인 만큼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효성家는 왜 검경의 타겟이 됐나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승모)는 21일 효성그룹 계열사를 압수수색했다. 조현준 회장의 개인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부당지원을 했다는 혐의다. 하나금융투자 등 관련 금융사들도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이와 별개로 서울경찰청은 올해 초부터 조 회장의 횡령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2013년부터 계속된 개인 형사사건의 변호사 수임료를 회삿돈으로 충당했다는 혐의다. 지난 달 말에는 조현준 회장에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21일) 한국타이어 조현범 대표는 하청업체로부터 납품대가로 억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지난 1월 국세청이 검찰에 고발한 조세포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혐의가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본류인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조사진척 상황에 따라 추가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이 밖에도 효성그룹은 지난 2017년 기소된 분식회계와 조세포탈, 횡령·배임 사건도 아직 재판이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해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고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주심 조희대 대법관)이 진행 중이다.

[사진=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검찰은 어디 눈치를, 왜 보고 있을까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이 모두 범(汎) 효성가에 대한 사정에 나서면 법조계는 물론 재계, 정치권에서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온다. 마치 미리 말을 맞춘 듯한 전방위 수사를 두고 여러 의혹과 추측이 분분하다.

청와대와 대척점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검찰, 수사권 조정에서 확실한 점수를 따야하는 경찰이 관련 법안 처리를 앞둔 지금, 하필 전 정권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범(汎) 효성가를 털겠다고 나선 것이 과연 우연이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검찰을 향해 의혹어린 시선을 보내는 견해가 많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청와대와 척을 지게 된 윤석열 검찰총장이 어떻게 든 실점을 만회해 보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검찰 고위직 출신의 현직 변호사는 “특수 수사를 하다보면 때로는 양적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도 있다”면서 “지금 효성을 치지 않으면 계엄령 수사를 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부담이 적지 않겠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국에 생중계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공개적으로 “윤석열을 신뢰한다”라고 말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더욱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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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汎) 효성가 기업으로 꼽히는 한국타이어와 효성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만우 조홍제 회장으로부터 시작된 회사들이다. 창업주가 별세한 이후 조석래·양래·욱래 등 삼형제가 회사를 분할·상속해 오늘에 이르렀다. 장남인 조석래 회장이 효성그룹을, 둘째인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를, 셋째인 조욱래 회장이 대전피혁 등을 물려 받았다.

현재 그룹을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는 조현준(효성) 회장과 조현범(한국타이어) 대표는 사촌지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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