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 실세' 최선희 "美 대북적대정책 철회 안하면 핵 문제 논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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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9-11-2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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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방문 중인 최선희 "미국 대북적대정책 철회해야 북미 협상 가능"

  • "북한, 3차 북미정상회담에 흥미없어…적대정책 철회 전까지 불가능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측근이자 북·미 비핵화 협상의 실세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재차 요구했다. 또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곧 보자’라는 메시지를 전해 3차 북·미 정상회담 기대감이 커졌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신뢰하는 최 제1부상의 이런 발언으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최 제1부상은 20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등 러시아 외무부 인사들과 북·러의 전략적 협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모스크바에 도착한 최 제1부상은 이날 블라디미르 티토프 제1차관 및 올렉 부르미스트로프 북핵 담당 특임대사, 라브포르장관 등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들을 연이어 만났다.

회담 후 ‘미국 쪽에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최 제1부상은 “메시지는 없고, 이제는 아마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협상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최 제1부상은 “미국과 앞으로 협상하자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다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정한 협상 시한인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협상 재개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올해 안에 북·미 협상 재개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내세웠다.

최 제1부상은 “미국 쪽에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는 중대한 전략적 결정을 내린 이후라면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까지 놓였던 핵 문제가 협상탁에서 이젠 내려졌다고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앞세워 회의적인 대답을 내놨다.

최 제1부상은 “정상들의 문제니까 제가 여기서 정상들이 어떻게 하는 거까지는 얘기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면서도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계속하면서 이런 식으로 나가는 것은 앞으로 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이어 미국 측에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모든 조치를 해제하면 될 것이고, 그런 전략적 결정을 우리에게 통보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고 북한에 통보하면 그때 비핵화 협상이 이뤄진다는 것을 다시 강조한 것이다.

한편 최 제1부상은 이날 러시아 측과 북·러 사이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한 단계 높이는 것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단, 북·미 협상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았다며 “조미(북·러) 관계가 어디까지 와있나에 대해 제가 좀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2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무부 청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한 뒤 청사를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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