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원들, 투잡 뜁니다”

현상철 기자입력 : 2019-11-19 17:45
“우리 직원들은 하나같이 투잡을 뜁니다. 도대체 일을 더 하겠다는데 왜 못 하게 합니까.”

1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2층에서 열린 ‘근로시간 단축과 중소기업 영향 토론회’는 한순간 중소기업 대표들의 성토장이 됐다.

당초 주52시간제 도입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현장 의견을 듣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으나, 고용노동부가 18일 발표한 주52시간제 보완대책이 예상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자 속이 타들어가는 중소기업계가 절규에 가까운 호소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용희 한신특수가공 부장은 “금전적으로 뒷받침이 돼야 저녁이 있는 삶이 된다”며 “화이트칼라는 자기 계발을 할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분들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정한성 신진화스너공업 대표는 “중소기업 현실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우리 회사도 일손이 부족해 오버타임으로 업무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며 “52시간을 강행하면 월급이 줄어든 기업의 핵심 근로자들이 떠날 것이다. 제일 심각한 문제”라고 걱정했다.

토론회 현장에 참석한 한 인사는 “선거를 앞둔 만큼 이것(주52시간제)을 바꿔 보완책을 내겠다는 정당을 하나 잡고 우리의 의견을 밀어붙여야 한다”며 “우리가 죽게 생겼는데 이게 무슨 정책인가”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토론장 열기가 뜨거워지자 좌장을 맡은 이지만 연세대 교수는 이들을 진정시킨 뒤 “얼마나 상황이 절절하면 이런 얘기가 나올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교수는 토론회 시작에 앞서 “이상론은 '근로자에겐 저녁이 있는 삶, 기업은 생산성 증대'인데, 현실은 근로자 임금이 줄고 기업은 비용부담으로 경쟁력 저하라는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토론자인 이승길 아주대 교수는 “일이 터진 다음 사후약방문 식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현실과 이상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주52시간제의 시행을 아쉬워했다.

현장의 성토에도 불구하고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이들의 의견에 원론적인 답변만 한 채 자리를 떴다. 고용부 관계자는 “제가 죄인이 된 거 같아 가시방석”이라면서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폭넓게 해서 업무량이 급증할 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는 전날 고용부가 발표한 주52시간제 보완대책 중 하나다.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중소기업 영향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 중기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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