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라인-야후 경영통합 직접 관여 없었다... 보고 받고 "100% 찬성"

강일용 기자입력 : 2019-11-18 21:54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기자간담회 Q&A 세션 정리 양사 경영진이 통합 주도... 손 회장은 보고 받고 바로 찬성 의견 Z홀딩스 이사회나 프로덕트 위원회에서 양사 운영 방향 결정 못하면 신중호 CPO가 최종결정 '키맨' 역할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과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야후재팬이 경영통합에 관해 입을 열었다. 1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공동대표와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사장은 도쿄 타나카와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쟁 관계였던 라인과 야후재팬이 대등한 경영통합을 진행한다. 양사 합쳐 2만명의 직원이 최강의 원팀으로 뭉쳐 일본, 아시아를 거쳐 전 세계를 이끄는 AI테크 컴퍼니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데자와 라인 공동대표는 "라인과 소프트뱅크 양사에 시가총액, 인력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IT 기업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인재, 돈, 데이터 등 모든 것을 하나로 집약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경영통합을 결정했다"며 "양사는 노동력 감소 등 일본이 직면한 문제를 IT와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공동으로 일본,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글로벌 AI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와베 Z홀딩스 사장은 "일본 내에서 라인은 8200만명, 야후재팬은 6743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라인은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고, 야후재팬은 중장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등 상호보완적이다"며 "야후재팬이 보유한 미디어, 전자상거래 분야 강점과 라인이 보유한 메신저, 금융(간편결제) 분야 강점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가와베 겐타로 Z홀딩스 사장(좌)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 공동대표(우). 양사 대표는 하나의 팀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넥타이의 색상을 회사의 색상(라인 녹색, 야후재팬 빨간색)과 반대로 매고 나왔다.[사진=Z홀딩스 캡처]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네이버)의 AI 기술과 Z홀딩스(소프트뱅크)의 5G 기술을 결합한 융합 서비스 개발에도 나선다. 이어 라인이 일본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는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인터넷 은행이나 융합 서비스 발굴을 공동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양사는 AI 기술 개발을 위해 연 1000억엔(약 1조7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해 관련 인력과 기술력을 확보한다. 또한 미디어, 콘텐츠, 광고, 전자상거래, O2O, 간편결제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 AI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두 대표는 이번 경영통합에서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와 손정의 회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가와베 Z홀딩스 사장은 "이번 경영통합은 나(가와베 사장)와 라인 경영진(이데자와 다케시·신중호 공동대표)의 주도로 진행됐다. 손정의 회장은 이번 경영통합에 관여하지 않은 것이 팩트다"며 "9월 경영통합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손 회장에게 보고했고, 그 결과 손 회장이 (당신들이 내놓은 계획을) 100% 찬성한다고 말하면서 경영통합이 최종 결정됐다"고 말했다.

가와베 사장에 따르면, 손 회장은 "양사의 경영통합은 이용자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누구도 지지해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결제 시장 마케팅 과열에 따른 적자로 라인(라인페이)과 Z홀딩스(페이페이)가 경영통합을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이데자와 라인 공동대표는 "(양사의 출혈경쟁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3월 가와베 사장과 협의를 진행했고, 6월 구체적인 안을 네이버에 보고했다. 간편결제 업계는 1년만 지나도 많은 것이 변한다. 현재가 양사의 경영통합으로 (간편결제 업계에서) 최상의 결과를 낼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다. 양사의 간편결제 사업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간편결제 시장 격화가 경영통합의 이유 가운데 하나이지만, 그것만이 경영통합의 전부는 아니다"고 답했다.

라인페이는 가입자 수 3690만명, 페이페이는 가입자 수 1900만명을 보유한 일본 내 간편결제 1, 2위 사업자다. 양사의 가입자 수를 합치면 3위 사업자인 NTT도코모 d페이의 5배에 달하는 가입자 수를 확보한 거대 간편결제 서비스가 등장하게 된다.

일본 언론은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의 양사 합병승인보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승인에 대해 더 우려했다. 반일 감정이 팽배한 한국 분위기 속에서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합병이 성사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가와베 Z홀딩스 사장은 "악화된 한일관계가 양사 합병 심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한국 내 반일 감정 때문에) 합병 심사가 지연될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네이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이 18일 도쿄 타나카와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쟁사였던 양사가 경영통합을 진행해 전 세계를 이끄는 AI테크 컴퍼니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Z홀딩스 제공]


양사의 합병 이후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신 대표는 Z홀딩스의 CPO(Chief Product Officer)를 맡게 된다. 서로 기업문화가 다른 양사가 합리적으로 기업 경영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지주회사 Z홀딩스 내에 '프로덕트 위원회'를 세운다. 신 대표는 이 프로덕트 위원회를 총괄하며, 만약 Z홀딩스 이사회나 프로덕트 위원회에서도 방향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으면 신 대표가 최종적으로 방향을 결정한다. 실질적으로 양사의 미래 전략을 수립하고 결정하는 '키맨'이 된 것이다.

이데자와 라인 공동대표는 "경영통합 이전 양사가 진행 중인 사업은 철저히 구분해서 진행할 방침이며 통합 이후 진행되는 융합사업은 프로덕트 위원회를 거쳐 어느 기업에서 진행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합병 이후 양사는 당장 라인 뉴스(모바일 점유율 1위)와 야후 재팬 뉴스(PC 점유율 1위)를 합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구글 기술을 이용 중인 야후 재팬 검색에 네이버의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은 열어 두었다.

마지막으로 이데자와 라인 공동대표는 "이번 경영통합은 '소프트뱅크가 라인을 인수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는 일본 내 시각이 있는데,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라인과 야후재팬(Z홀딩스)은 경영통합에 앞서 많은 논의를 했다. 경영통합 이후 변화야 있겠지만 신 CPO와 프로덕트 위원회를 통해 라인다운 서비스를 계속 만들어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가와베 Z홀딩스 사장은 "양사 경영통합의 핵심은 모든 서비스를 한군데에서 제공하는 슈퍼앱이 된다는 것에 있다. 모든 분야에서 1위가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일본과 동남아 지역 간편결제와 차세대 금융 시장에서 (구글. 페이스북, 텐센트 등을 밀어내고) 주도권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일본과 동남아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도 선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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