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패딩' 재료 남아 만든다? 올 겨울 '숏패딩' 히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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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19-11-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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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도 뉴트로 유행따라 뽀빠이 ‘푸퍼 재킷’ 유행

  • 패션업계, 지난해 쌓인 롱패딩 원재료 재고 처리에 환영

짧은 길이의 ‘숏패딩’이 몇 년간 겨울 외투의 절대 강자였던 ‘롱패딩’을 밀어내고 올 겨울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15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올겨울 패딩 구매 고객 10명 중 7명이 숏패딩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10월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패딩 매출에서 숏패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71.3%였다.

2년 전인 2017년 9∼12월(8.5%)에 비해 62.8%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롱패딩 매출 비중은 2017년 9∼12월 전체 패딩 매출의 81%를 차지했지만 지난해 9∼12월 58.1%, 올해 9, 10월엔 15.3%로 줄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주력 상품도 롱패딩에서 숏패딩으로 바뀌고 있다. 노스페이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스커버리 등 주요 브랜드 주력 상품의 남성용 라지(L) 사이즈를 분석해 보니 평균 기장이 72.6㎝였다. 지난해 패딩 평균 길이(108.4㎝)에 비해 35.8㎝가 줄어든 것이다.

올 겨울 인기 상품은 노스페이스 ‘눕시1992’, 디스커버리 ‘숏 마운틱 쿡 다운점퍼’, 내셔널지오그래픽 ‘바이슨RDS 덕다운 점퍼’ 등이다.

 

‘베이든 티볼 재킷’과 ‘티볼 머플러’를 착용한 노스페이스 홍보대사 한슬. [사진=노스페이스]


패션업계는 숏패딩 히트 이유로 ‘뉴트로’ 트렌드를 꼽았다. 숏패딩이 오버사이즈와 복고, 고프코어(Gorpcore·투박하고 못생긴 아웃도어 패션), 어글리 시크(Ugly chic·못생긴 게 멋지다) 등 최신 패션 트렌드에 맞아 떨어지는 아이템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2~3년 전부터 뽀빠이 재킷으로 불리는 짧은 ‘푸퍼 재킷(Puffer Jacket·보온성을 강조한 풍성한 재킷)’이 인기를 끌었다. 

방찬식 현대백화점 아웃도어 바이어는 “복고가 패션의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1980~1990년대에 유행하던 숏패딩이 겨울철 핫아이템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롱패딩보다 실용적이고 다양한 옷에 매치하기 쉬워 20~30대 고객들이 주로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롱패딩이 가진 스타일링의 한계와 롱패딩의 지나친 인기에 피로감을 느낀 젊은층이 숏패딩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숏패딩은 여러 옷을 레이어드 하기에 용이한 장점이 있으며, 롱패딩보다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실용성이 뛰어나다.

패션업계 입장에서도 숏패딩 유행은 대환영이다. 지난 겨울 쌓인 롱패딩 원재료 재고를 숏패딩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패션업계는 지난 겨울 패션업계는 ‘롱패딩 대박’이 한해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물량을 늘렸다가 쌓여만 가는 재고에 낭패를 봤다. 날씨가 예상보다 춥지 않은 데다 소비자들이 철 지난 아이템에 선뜻 지갑을 열지 않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숏패딩은 패션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젊은층 타깃으로 물량을 지난해보다 늘린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롱패딩처럼 물량을 엄청나게 늘린 건 아니다. 갈수록 다양한 스타일을 원하는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플리스, 숏패딩, 미들패딩 등 제품군을 다변화해 재고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팝업스토어에 전시된 올 시즌 대표 제품 ‘레스터G 구스다운 자켓’ 등. [사진=디스커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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