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최악의 스모그, 전기오토바이가 ‘해결사’될까

곽예지 기자입력 : 2019-11-07 07:47
올 1분기 12만6000대 팔려... 작년 5만4800대 대비 2배증가 전기 배터리 사용하는 전기종에 보조금 지급 등 정부 지원 덕 오키나와오토테크·아더에너지 등 업체간 시장 선점 경쟁 치열 전기차·전기이륜차 확산 정책 통해 심각한 대기오엽 해결 기대
#인도 이륜차 제조업체 오키나와오토테크의 창립자인 지텐더 샤르마 회장은 최근 전기오토바이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연간 생산규모는 100만대. 지난해 인도에서 판매된 물량의 8배나 된다.

닛케이아시안리뷰(NAR)에 따르면 샤르마 회장은 지난 5월 이 공장 건설과 새로운 전기오토바이 생산을 위해 20억 루피(약 32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무모해 보이는 그의 계획이 ‘도박’이 아닌 ‘도전’으로 보이는 이유는 인도의 이륜차시장이 곧 ‘전기화’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 인도는 이륜차를 포함한 모든 자동차를 전기화한다는 목표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심각한 대기오염 탓에 붙은 '세계 최악의 스모그 국가'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다. 청정에너지인 전기를 동력으로 삼아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전기화'로 요동치는 인도 이륜차시장 

인도는 세계 최대 이륜차시장이다. 연간 이륜차 판매대수는 2000만대에 이른다. 트럭과 승용차의 합산 판매량인 440만대의 5배에 이른다. 최근에는 전기오토바이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인도 전기차제조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도에서 팔린 전기오토바이는 12만6000대로 지난해 5만4800대에 비해 2배 넘게 증가했다.

전기오토바이시장 성장세는 인도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의 힘이 크다는 분석이다. 인도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기차 정책 ‘FAME(하이브리드와 전기차의 빠른 적용과 제조를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기 이륜차 구매자에게 2200~7500루피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올해부터는 FAME의 2단계 계획을 5년간 시행하기로 했는데, 보조금 규모가 크게 늘었다. 그 대신 보조금 지급 대상 기준이 높아졌다. 전에는 사양과 구동 방식에 상관없이 전기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든 전기오토바이에 보조금을 지급했다면, 'FAME2'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동되며, 출력 2kW 이상, 1회 충전 주행거리 80㎞ 이상의 사양을 가진 전기오토바이 구매자에게만 보조금이 지급된다. 

오키나와오토테크의 샤르마 회장이 전기오토바이 생산 설비 확충에 총력을 쏟고 있는 이유다.

샤르마 회장은 "오키나와가 생산하는 전기오토바이 중 상당수가 FAME2의 보조금 지급 기준에 적합했다"며 "오키나와에 FAME2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키나와의 올해 1분기 전기오토바이 판매대수는 4만5000대에 달했다. 샤르마 회장은 "올해 총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 새로운 공장이 완공된 후 3~4년 안에 목표치인 연간 100만대 생산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도의 또 다른 이륜차 제조업체 아더에너지도 전기오토바이시장 선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아더에너지는 2013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최근 몇년 사이 빠르게 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 방갈로르에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올해는 첸나이에 문을 열었으며, 향후 델리와 하이데라바드, 푸네, 뭄바이에 잇달아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인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의 공동 창업자 사친반살이 주도한 투자라운드에서 5100만 달러를 조달 받고, 기업가치를 4억 달러로 끌어올렸다.

이 자금은 전기오토바이 사업에 투입될 전망이다. NAR에 따르면 아더에너지는 현재 연간 3만대의 전기오토바이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구축하고 있지만 향후 5년 안에 규모를 100만대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또 2023년까지 인도 30개 도시에 전기차 충전기 6500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아더 에너지 창업자 타룬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오토바이는 인도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아더 에너지가 그 중심이 될 것이며, 20년 후에는 전기오토바이 제조업체를 초월한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악 스모그' 속 인도 뉴델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도, 전기오토바이로 대기오염 개선 효과 기대 

인도에서는 바자오토, 히어로모토 등 다른 이륜차 제조기업들도 현재 생산하고 있는 모든 오토바이를 전기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 당국의 전기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인도는 전기오토바이 확산을 국가적 목표로 삼는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인도 국가경제정책기구인 니티아요그는 “2025년부터 150cc 이상의 엔진을 부착한 스쿠터와 오토바이는 모두 전기로 구동돼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2030년부터 휘발유·경유차를 퇴출하고 전기차만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전기차·전기오토바이 확산 정책을 통해 심각한 대기오염이 해결되길 기대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최악 수준의 스모그에 시달리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와 대기오염 조사·분석 업체 에어비주얼은 세계에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10개 도시 중 7곳이 인도에 있다고 밝혔다. 유엔(UN)이 발간한 보고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15곳 중 14곳을 인도에서 지목했다.

특히 인도의 수도 뉴델리의 대기 상태는 해마다 10~11월 힌두교 최대 명절인 디왈리를 전후해 급격히 나빠지는데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3일에는 뉴델리에서 대기 질 지수(AQI)가 999를 넘는 지역이 속출하며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인도 AQI 지수는 보통(101~200), 나쁨(201~300), 매우 나쁨(301~400), 심각(401~500) 등으로 나뉜다.

뉴델리 전역이 ‘가스실’ 수준의 스모그 속에 갇히게 된 셈이다. 뉴델리의 학교들은 지날 1일부터 사흘간 일시 휴교했고, 인도 국제공항을 드나드는 항공편이 취소·연기됐다. 세계적인 유적지 타지마할엔 외벽 오염을 막기 위한 공기청정 차량이 배치됐다.

NAR은 “갈수록 악화하는 대기오염으로 (전기화) 정책 효과에 대한 당국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전문가들의 전망은 비관적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의 손 카푸어 컨설턴트는 “보조금 지급에 불과한 정책으로 인도 자동차시장의 ‘전기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기오염 문제 해결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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