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계에 '꽃'이 핀다]④ 별 중의 별 ‘군대의 꽃’ 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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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래 기자
입력 2019-11-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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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군, 전군의 1%... '100가지 이상 달라져'

  • 장관보다 나은 장군... 대장연금 484만원

  • 예전만 못한 예우... 공수처 수사대상에도

정·관계에는 모두 ‘꽃’이라고 불리는 자리가 있다. 어느 자리든 꽃이 피기까지는 적어도 십수년이상의 노력이 필요하고 그 노력이 다한 뒤에야만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다. 국회의원 중에서는 상임위원장이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검찰에는 검사장, 경찰에는 경무관, 군대에는 장군이다. 꽃을 피우게 되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까? 

 

[사진=연합뉴스]


군대에서 장군은 장성(將星), 계급장 그대로 '별'이다. 59만 7000여명의 전체 장병 가운데 장군은 2019년 11월 현재 419명에 불과하다. 장성급 장교의 진급은 각 군의 참모총장의 추천을 받아 국방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만, 대장의 진급은 국방부 장관의 추천을 받아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혹독한 심사와 28여년에 달하는 긴 세월의 인내가 장군을 더욱 강렬한 존재로 만든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100가지 이상이 달라진다

대령에서 장군으로 진급하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100가지 이상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다. 과장이 섞인 표현이지만 그만큼 많은 변화가 수반된다는 뜻이다.

복장만 해도 정복, 예복, 장군모, 군화 등 30여가지가 달라진다. 영관까지는 끈 달린 전투화를 신었지만 장군이 되면 매끈한 지퍼식 전투화가 지급된다. 계급장은 순은(銀)으로 제작된다. 전투복 요대(탄띠)도 카키색 면벨트에서 검은색 가죽벨트로 바뀐다. 권총은 45구경 대신 가벼운 38구경을 소지하게 된다. 전투복 명찰 위에 붙는 전문 병과 마크도 없어진다. 장군이 모든 병과를 망라하기 때문이다. 

청와대에서 열리는 진급식에 참석하면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 '삼정검'을 받는다. 지휘관일 경우 대위급 전속 부관이 배정된다. 전속 운전병과 차량도 배치된다. 준장부터 번호판 대신 성(星)판을 단 배기량 2000cc K5급 자동차가 나온다. 소장은 2400cc 그랜저급, 중장은 3400cc k9, 제네시스, 대장은 3800cc 제네시스, G90 차량으로 업그레이드된다. 평소에는 일반 번호판을 달지만 차량 대시보드에 성판을 놓고 운행한다.

 

[사진=김정래 기자]



◆장관보다 나은 장군... 대장연금 484만원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해 군 고위 간부의 퇴직 연금 월평균 수령액은 대장 484만원(평균 복무기간 32.7년), 중장 460만원(32.5년), 소장 418만원(31.9년), 준장 385만원(30.2년)이다. 장관의 경우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자로 공무원 경력 포함 10년 이상 재직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10년 미만 재직한 경우에는 퇴직일시금만을 받게 된다. 장관보다 장군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2019∼2023년 중장기 기금재정관리계획’에 따르면, 군인연금 국가보전금은 올해 1조5740억원에서 2023년 1조9147억원으로 증가율이 21.6%로 전망됐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군인연금 보전금과 고급 지휘관들이 물의를 일으켜 자리에서 물러나는 사건이 잇따르면서 군의 명예를 실추시킨 이들에게는 강등조치 등을 통해 연금지급액을 삭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북한 목선 경계작전 실패에 대한 과실이 발견돼 보직해임된 육군 8군단장, 징계위원회에 회부 계획인 육군 23사단장과 해군 1함대사령관, 공관병 갑질과 삼청교육대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박찬주 전 육군 대장 등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현행 군인연금법은 '형법상 내란죄를 저지르고 금고 이상 형을 받은 퇴직 군인의 경우 퇴직연금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사진=김정래 기자]



◆하늘의 '별' 따기된 장군 진급

장군 진급은 소위 1년, 중위 3년, 대위 7년, 소령 6년, 중령 5년, 대령 5년 등 최소 27~28년을 복무해야 기회가 생긴다. 이 마저도 정원 감축으로 하늘에 별 따기가 됐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비전투 분야 장군 직위 감축을 본격화 하고 있다. 지난 해 436명이었던 장군 정원은 올해 405명으로 준다. 2022년까지 장군정원 76명을 줄여 360명까지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각 군별 감축규모는 육군 66명, 해군과 공군은 각 5명이다.

감축 이유는 국방개혁 2.0에 따라 우리 군의 병력이 50만 명으로 줄어들고 장군이 지휘하는 부대 수도 감소하기 때문이다. 특히 각 군의 비전투 부대나 국방부 직할부대에는 부대의 규모와 임무·역할에 비해 계급을 상향해 장군으로 편성된 직위가 많다는 비판을 수렴한 것도 있다.


◆예전만 못한 예우... 공수처 수사대상에도

장군으로 진급해도 예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다. 대표적으로 장군 기본 수행원으로 당연시되던 당번병, 공관병, 조리병 등이 사라졌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의 공관병 갑질 파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현재는 지휘관이 되더라도 공관병을 배정받지 못해 공관에서 손수 음식을 해 먹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국방부가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군 고위 장성을 수사에 동의하면서 장군들이 술렁이고 있다. 장군을 공수처의 수사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이 군을 위축시키고 군의 정치적 중립성에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시대적 요구에 결국 국방부는 국회 결정에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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