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메가 FTA' RCEP 최종 체결 땐 한반도 경제 새 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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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태국)=최신형 기자
입력 2019-11-0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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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일 등 16국 참여 다자 무역 협정…4일 인도 제외 15개국 체결 선언

  • 인구 36억 명·경제규모 22조弗 거대 블록…인도 빠진 '반쪽 합의' 한계론

  • 한국 시장 확대·거시 경제 안전망 기대…전문가 "G2 지정학적 위기 타개책"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한 아세안을 공략하라." 태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이번 순방의 본행사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회의를 비롯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등에 참석, '신(新)남방 외교전'을 전개했다.

신남방정책의 궁극적인 효과는 '제3의 경제 돌파구' 마련이다. 장기전에 돌입한 미·중 무역분쟁으로 아세안의 '가치사슬(부가가치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은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아세안 국가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주요 2개국(G2)인 미·중의 '지정학적 위기'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분석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다.

한반도 지정학적 위기를 극복하는 대표적 장치로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꼽힌다. 이는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대응 성격의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이날 태국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RCEP 정상회의에서 인도를 제외한 15개국은 협정문 타결을 선언했다. 최종 타결은 실패한 셈이다. 다만 이들 국가는 시장개방 등 잔여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 오는 2020년 최종 타결 및 서명을 추진하기로 했다.

◆RCEP, 세계 인구의 절반·GDP 1/3 차지
 

4일 오후(현지시간)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전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종 2차장,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정의용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갖는 의미는 △우리나라 최초의 메가 FTA △신남방 정책 가속의 핵심 기반 마련 △규범을 기반으로 한 다자 무역체제의 중요성 강조 등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은 아세안 10개국을 비롯해 아세안과 FTA를 체결한 한·중·일 및 호주·뉴질랜드·인도 등 6개국 등 16개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 메가 FTA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이 총인구 36억명·경제 규모 22조 달러의 거대한 경제블록을 형성하는 만큼, 미·중 무역전쟁 등 보호무역주의 파고의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국내총생산(GDP)은 27조4000억 달러로, 전 세계의 3분의 1에 달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에 참여하는 국가의 인구는 전 세계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교역은 9조6000억 달러다. 이는 전 세계 교역의 29%에 달하는 수준이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통해 역내 주요국들과의 교역·투자 활성화 및 수출시장의 다변화 등을 꾀할 수 있다는 얘기다.

◆新남방·자유무역, 韓 거시경제 안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방콕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신남방정책과 자유무역주의에도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인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의 핵심은 '아세안 중심성'이다. 개방도 상품 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서비스 및 투자 분야의 문도 열린다. 역내 경제발전을 넘어 세계 경제에 자유무역 중요성을 강조하는 '긍정적 신호'인 셈이다.

문 대통령도 이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회의에 참석, '자유무역'의 가치를 확산하자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같은 날 오전 제22차 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자유무역 질서'가 외풍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켜내고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세계 경제를 '확대 균형'의 길로 다시 되돌려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월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실질 타결을 선언하고 한·필리핀 FTA 등도 추진,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신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형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 신시장 개척에 대해 "세계 경제에 자유무역의 가치를 확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신남방 정책을 더욱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국가는 이미 G2를 넘는 핵심 시장으로 부상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한·아세안 경제협력 성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신남방정책 추진 전후인 2016∼2018년 우리의 3대 교역시장(중국·아세안·미국) 규모를 조사한 결과, 대(對)아세안 교역 규모는 연평균 15.9% 증가, 중국(12.7%)과 미국(9.5%)을 앞섰다.

이 경우 신남방정책 등 아세안 공략화는 한국 거시경제 안전망 구축의 핵심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등을 통해 연평균 약 1.1%의 추가적인 GDP 증대 효과 및 연평균 3.8%의 수출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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