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박람회 개근 시진핑 노림수는…美 달래고 머니파워로 우군 확보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19-10-30 14:41
2년 연속 참석, '자유무역 수호자' 강조 무역합의 시급, 美기업 참가 확대 훈풍 주빈국 키워드는, 유럽·일대일로·러시아

지난해 11월 상하이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CCTV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수입박람회에 2년 연속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방 확대와 자유무역 수호 의지를 드러내며 미국의 보호무역·일방주의를 에둘러 비판하는 장으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유럽과 일대일로(一帶一路) 연선 국가를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시도도 예상된다.

◆美 달래며 자유무역 강조 '이중 포석'

30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다음달 5~10일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제2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행보다.

박람회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대미 유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양국 정상은 칠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회동할 예정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에 이어 서비스·금융 분야의 개방 확대, 미국산 농산물 등의 수입 확대, 중국 내 외국 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 등을 재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중은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상당히 근접한 상황이다. 중국 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내기 위해서라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합의안 서명을 이끌어 낼 필요가 있다.

미국 측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이번 박람회에 참가하는 미국 기업은 192개로 전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미·중 갈등 완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추가적인 사업 기회 창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박람회의 전체 계약 체결액은 지난해의 578억3000만 달러(약 67조6000억원)를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업이 장점을 가진 지능 및 첨단장비, 식품 및 농산품, 의료기기 및 의약·보건, 서비스 무역 등 분야의 계약 체결이 확대될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세계의 시장'을 표방하며 자유무역의 수호자 이미지를 강조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일방주의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올 가능성이 높다.

◆우군 확보 위한 주빈국 선정 고심

무역 합의와는 별개로 미국의 대중 포위망을 약화하고 우군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박람회 주빈국을 선정에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번 박람회 주빈국은 15개국으로 지난해보다 3개국이 늘었다. 서유럽 국가의 경우 지난해 영국·독일에서 올해 프랑스·이탈리아·그리스로 변경됐다.

특히 지난해 서방 국가 정상이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에마뉘알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박람회 개막식 참석을 위해 다음달 4~6일 방중한다.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준비돼 있다. 중국 내에서는 서유럽에 대한 구애 작전이 통했다는 자체 평가가 나온다.

무역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미국은 이달부터 75억 달러어치 EU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작했는데, 이번에 박람회 주빈국이 된 프랑스와 이탈리아 제품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아프리카와 중동, 동남아시아 국가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포함된 가운데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주빈국에 새로 포함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일대일로 연선 국가를 배려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박람회 주최 측은 일대일로 프로젝트 관련 계약 체결액이 47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더 통 크게 돈을 풀어 일대일로 연선 국가를 보다 확실하게 우군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각오다.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러시아를 주빈국에 포함시키면서 중·러 밀월을 과시했다. 2년 연속 주빈국이 된 국가는 러시아가 유일하다.

중·러 양국은 미국에 맞서기 위해 군사 동맹 체결을 검토 중일 정도로 관계가 밀접해지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가 한 쪽이 공격을 받으면 무조건 지원에 나서는 '상호 원조' 조항까지 염두에 둔 군사 동맹 체결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미국과의 무역 합의가 시급한 만큼 시 주석 연설 때 시장 개방 의지가 재강조될 것"이라며 "다만 물밑으로는 막강한 구매력을 앞세워 우군을 확보하는 작업에도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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