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금융 통합감독 졸업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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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10-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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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피털 日 계열사·카드는 주식 보유로 지배력 상실 판단 애매… 손보가 관건

금융계열사를 정리해 금융그룹 통합감독에서 벗어나려 했던 롯데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지 모른다. 이미 매각한 롯데카드 등의 주식을 상당수 보유해 아직 지배력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판단이 내려질 수 있는 탓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캐피탈의 지분 25.64%를 일본 롯데홀딩스 계열사인 롯데파이낸셜코퍼레이션에 넘기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의 지분 79.83%와 롯데손해보험의 지분 53.49%를 각각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에 매각했다.

롯데캐피탈 지분만 정리되면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정리 작업은 마무리된다. 2017년 10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롯데그룹은 이후 일반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 규정 탓에 지분 정리를 강요받아왔다.

그러나 금융계열사 정리가 반드시 손해만은 아니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시행된 대표적인 대기업그룹 규제인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제도는 비금융 계열사의 부실이 금융회사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됐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으로 선정된 금융계열사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자본적정성과 내부거래 비중, 지배구조 등을 더 세부적으로 관리·감독받게 된다. 통합감독 대상 기업집단 대부분이 대기업그룹이라 대표적인 재벌 규제로 인식돼 왔다.

문제는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지분을 대거 정리했으나 통합감독 대상에서 제외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 지분을 매각했으나 아직 대부분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남아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시각 때문이다.

우선 롯데캐피탈은 일본 계열사로 넘어가 롯데그룹의 품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카드 역시 롯데그룹 측이 지분 20%를 쥐고 있다. JKL파트너스에 매각된 롯데손보의 지분도 5% 보유하고 있어 아직 완전히 관계를 청산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5%의 지분을 보유하는 데 그친 롯데손보의 지배력 유무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이 롯데캐피탈과 롯데카드의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는 판정을 받더라도, 롯데손보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했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결국 금융그룹 통합감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요건을 자세히 따져보면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 중 여신·보험·금융투자 등 2개 이상 권역에서 금융회사를 보유한 기업집단이 대상이다. 보험권역의 롯데손보가 제외되면 카드와 캐피탈사는 여신금융권역 하나로 묶일 가능성이 높아, 롯데그룹이 복수의 권역에서 금융사를 보유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외부에서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알지만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후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아직 롯데캐피탈 지분 정리가 남아서 완전히 마무리되지는 않았다"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 어떤 금융사에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등을 따져봐야 (제외 여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롯데자산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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