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상우 "'두 번 할까요' '귀수', 제 2의 도약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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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9-10-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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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읽는 순간, 권상우 씨가 떠올랐어요. 현우 역은 꼭 오빠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이정현)

'이혼식'을 열자는 억지까지 받아들일 정도로 이혼을 하고 싶었던 현우. 완벽한 싱글라이프를 꿈꿨지만, 아내 선영(이정현 분)이 만나는 남자(이종혁 분)가 신경 쓰이는 그는 때로는 얄밉고 때로는 듬직한 구석이 있는 아슬아슬한 캐릭터다.

밉살맞을 수 있는 현우를 친근하게 만든 건 배우 권상우(43)의 공이 컸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상대 역으로 권상우를 점 찍었다는 이정현의 말이 과정처럼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스스로도 "캐릭터에 나를 대입했을 때 전혀 무리가 없었다"고 할 정도로 찰떡같았던 권상우와 현우는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연결돼 있었다.

권상우는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두 번 할까요'(감독 박용집)로 아주경제와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그리고 배우로서의 삶을 고민하는 권상우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영화 '두 번 할까요' 현우 역의 배우 권상우[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다음은 권상우의 일문일답

상대 역인 이정현은 현우 역을 보고 권상우를 떠올렸다고. 스스로도 그랬나?

- 현우 캐릭터가 나와 잘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나리오를 읽고 어떻게 연기할지 상상하는 편인데, 내 안에서 (현우와) '어울리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 상상할 때 무리가 없었다.

어떤 면이 그랬나?
- 위트 있는 모습이 저와 가깝더라. 웃음을 주는 유쾌한 캐릭터였고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젊어진 듯한 기분도 느꼈다.

권상우가 추구하는 코미디와 '두 번 할까요'의 결이 같았나?
- 개인적으로 휴먼 코미디를 지향한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르다. 웃기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게 만드는 거.

'두 번 할까요'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웃음을 준다. 연기할 때는 몰랐지만 실 관람객에게 먹힌 장면이 있다면?
- 물에 빠진 선영이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현우가 울며불며 그를 찾아가는 장면이 있다. 무릎 꿇은 현우의 바지가 물에 흠뻑 젖어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웃으시더라. 전혀 예상치 못한 장면이었다. 응급실에 계신 할머니가 '시끄럽다'고 말하는 장면도 그렇고. 의외의 것에서 (웃음이) 터질 때 기쁘고 재밌다.

웃음은 '디테일'에서 오는 것 같다. 권상우가 생각하는 영화 속 디테일이 있다면?
-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나뭇잎에 쓱 닦는 장면? 실제 제 모습이랑 비슷하다. 대본에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몸에 익어 있었다.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으니 애드리브도 더 수월했겠다
-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극 중 현우가 설렁탕을 먹는 장면에서 선영이 '쩝쩝거리지 좀 마!'라고 외치는데 실제로 가끔 듣는 말이거든. 하하하.

영화 '두 번 할까요' 현우 역의 배우 권상우[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기혼자의 입장에서 본 현우와 선영은 어떤가?
- 저는 이렇게 치고받고 싸울 때는 다 지났다. 초반에는 다툼이 많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더 단단해졌다. 이제는 크게 싸울 일도 없다.

현우와 선영의 전사가 자세하게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사로 유추해 볼 수는 있었는데
- 선영 대사 중, '그 사람은 영어만 못 알아듣는 게 아니라 내 이야기를 못 알아들었다'는 게 있다. 서로 각자 이야기만 하니까 '듣는 법'을 잃어버린 거다. 많은 분이 공감할 만한 대목인 거 같다. 저도 대사 속에서 현우와 선영의 관계를 만들어갔다.

극 중 이종혁과 '말죽거리 잔혹사'도 패러디했는데
- 걱정이 컸다. 잘 되면 빛나지만 잘 못 할 경우 우리가 소중하게 여기는 작품이 흠집날까 우려가 컸다. 시작 전 노파심이 컸던 것에 반해 촬영은 즐겁게 찍었다.

관객들이 즐거워하더라
- 저는 기자분들이 웃는 걸 보고 적잖이 놀랐다. 제작보고회에서 예고편을 틀어줬는데, '말죽거리 잔혹사' 패러디를 보고 소리 내 웃으시더라. 웬만하면 잘 안 웃으시는 분들 아닌가. '왜 웃지' 싶었는데, 일반 관객들을 더 웃어줄 것 같아서 기대도 된다.

'두 번 할까요'와 '귀수'가 비교적 짧은 기간을 두고 개봉한다. 코미디 영화 직후 정통 액션으로 돌아오는데
- 기간은 중요하지 않다. 비슷한 장르가 아니라 완전히 다른 장르지 않나. 훨씬 낫다고 본다. 재밌는 영화의 권상우를 보다가 3주 뒤에는 진지한 모습의 권상우를 보는 거지. 제게 한가지 면만 있는 게 아니란 걸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

'귀수'에 거는 기대도 크다고
- 장르에 목말라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 '이런 장르는 권상우가 갑(甲)'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다. 생애 처음으로 식이조절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했다.

영화 '두 번 할까요' 현우 역의 배우 권상우[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탐정'부터 '두 번 할까요' '귀수'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배우로서 자부심을 느낄 법도 한데
- 그렇지 않다. 필모그래피를 보면 단절되어있다는 느낌도 들고···. 영화를 많이 찍어서 대중에게 '극장에서 인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지난 1년간 영화 3편을 열심히 찍었는데 올해 비로소 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다른 작품으로 또 만날 수 있겠지.

앞서 배우로서의 유효기간에 관해 고민한다고 했다
- 앞만 보고 달린다고 해도 몇 년이나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리 많지 않은 거 같다. 벌써 제가 44살인데, 잘 해봐야 앞으로 6~7년 정도 될 거다. 그때까지 열심히 달려야지.

'두 번 할까요' '귀수' '히트맨'이 연달아 개봉하는데. 권상우에게 중요한 시기겠다
- 제2의 도약이라고 본다. 대학 입시를 앞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두 번 할까요'로 어떤 평을 얻고 싶나
-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드물지 않나. 영화 장르가 편중된 거 같은데 우리 영화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거 같다. 재밌게 볼만한 영화도 필요하니까.

'액션'에 강한 애정을 품고 있는데, 권상우에게 '액션'은 어떤 의미인가
- 제 꿈이다. 종국에는 액션 영화를 만들고 싶다. 개발 중인 시나리오도 2개나 있다. 항상 머리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야 하니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이다. 늦지 않을 때 (제작에도) 힘을 기울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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