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로 옮겨가는 돼지열병 "이남 쪽 뚫릴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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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승일 기자
입력 2019-10-20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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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파주·연천·철원 9개 감염 지역, 임시 철조망 설치 완료"

  •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 민통선 남쪽서 발견...이남 쪽 확산 우려도

경기 파주·연천과 강원 철원 등 북한 접경 지역에 야생 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감염 차단을 위한 임시 철조망 설치 작업이 끝났다. 일부 접경 지역에 임시 철조망을 쳤다고 해도 광범위한 지역까지 차단은 불가능해 멧돼지를 통한 ASF가 남쪽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점검회의를 열어 "집중사냥지역의 주요 멧돼지 이동통로 등에 철조망을 신속히 설치해 멧돼지 포획을 즉시 실시해 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총기 포획 허용 지역에서도 포획단을 일제히 투입하라"며 "시·군 포획단을 이른 시일 내에 확충해 전국 단위 포획과 폐사체 예찰 활동을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사육돼지와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지역은 바이러스가 잔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소독 조치를 다른 지역보다 더 꼼꼼히 하라"고 강조했다.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가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남쪽에서 발견된데다 하루 이동반경이 수십㎞에 달하는 특성상 민통선 이남으로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16일 경기도 연천과 파주의 민통선 내 멧돼지 폐사체에서 ASF 바이러스가 또다시 검출됐다. 현재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는 총 9마리로 늘었다.

지금까지 민통선 안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 개체 수는 7마리다. 나머지 2마리는 비무장지대(DMZ) 안쪽과 민통선 남쪽에서 각각 발견됐다.

경기도 파주에서 ASF에 감염된 멧돼지 사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주에서 폐사체가 발견된 곳과 기존 발견 지점을 지도상에서 비교하면 서남쪽으로 많이 내려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북한과 접경지역에서 동서를 가리지 않고 퍼져 있다는 의미여서 멧돼지를 통한 확산 우려가 크다.

ASF가 충청도·경상도 등으로 남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충북·경북 지역 야생 멧돼지에서 ASF와 전염 방법이 유사한 돼지열병(CSF)이 발생한 적 있기 때문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SF 감염 경로를 따라 ASF가 확산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올해 ASF 발생지역과 CSF 발생지역은 상당히 겹치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두 질병이 비슷한 경로로 확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야생 멧돼지 ASF는 경기·강원을 지나 경북·충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대책회의 주재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10월 짝짓기 철을 맞은 야생 멧돼지의 이동이 활발해져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멧돼지들이 먹이를 찾아 도심에 자주 출몰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권총 등 총기 사살 외 다른 장비를 추가로 사용해 멧돼지 포획을 주문한 이유다.

이 총리는 지난 17일 ASF 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민통선과 그 주변뿐만 아니라 서울을 비롯한 도심에도 멧돼지가 출몰한다. 야산과 들판에 먹이가 없어지는 계절에는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도시로 들어가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에서는 경찰이 소총을 사용할 수 없어 권총으로는 멧돼지를 바로 잡기 어렵다"며 "새로운 장비의 도입을 포함한 대책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이달 9일 경기도 연천에서 14번째 확진 판정이 나온 이후로 11일간 사육 돼지에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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