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빠진 아시아나 인수전… 난기류에 '분리매각'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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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10-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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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불참ㆍ항공업황 악화에 원매자도 일괄매각 부담

  • 채권단 기존입장 접고 검토… 유찰후 방향 바뀔 가능성

종전까지 일괄매각을 고집하던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분리매각을 검토하겠다고 방향을 선회했다. 최근 항공업황의 악화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더 낮아지면서 원매자들이 일괄매각에 부담을 느낀 것이 채권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공식화되자 시장에서는 SK, 한화, 롯데 등 주요 대기업그룹을 인수후보자로 지목했다. 하지만 이들은 오히려 인수 가능성을 전면 부인했으며 예비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에 구체적으로 관심을 보인 것은 애경그룹이나 HDC현대산업개발 등 기존에 거론되던 대기업그룹보다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 원매자뿐이었다. 예비입찰 후 실사에서도 이들 인수후보자와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정보공개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이 외부로 알려지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 때문인지 채권단도 매각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분리매각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7월 "아시아나항공 같은 매물은 두 번 다시 없다"며 매각 성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난 현재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그는 "아직 일괄매각이 매각 가치를 높인다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분리매각도) 대안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등]

채권단이 몇 달 만에 분리매각을 검토하게 된 것은 거물급 인수후보자가 없다는 이유 외에도 아시아나항공 등의 실적 악화로 기업가치가 추가로 하락한 탓이다. 올해 상반기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개별 기준)은 2조9199억원으로 지난해 2조9765억원 대비 1.9% 줄었다. 반기순손실은 지난해 상반기 777억원에서 2674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일괄매각 대상인 아시아나항공의 계열사 에어부산도 지난해 상반기 176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는 231억원 적자를 내는 상황에 몰렸다. 같은 기간 에어서울은 36억원 적자 상태에서 3억원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대세에 영향을 줄 만한 이익 규모로 보기 어렵다.

문제는 올 하반기 실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일본과 관계 경색, 홍콩 시위 등으로 항공사의 적자폭이 커질 것을 우려해야할 처지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으로 최대한 이익을 내야하는 금호산업과 달리 매각의 성사를 우선해야 할 채권단 입장에서는 분리매각을 검토해볼 만한 상황이다.

다만 당장 분리매각으로 방향이 바뀌기보다는 유찰 이후 방침이 변경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달 말 혹은 다음달 진행될 본입찰 결과 한꺼번에 아시아나항공과 그 자회사를 사겠다는 원매자가 없다면 그 이후 분리매각으로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등이 하반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보여 본입찰이 흥행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항공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꺼번에 3개나 되는 항공사를 인수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분리매각 요구가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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