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로또 1등의 비극 '야누스의 두 얼굴, 로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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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에디터 · 박연서 인턴기자
입력 2019-10-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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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또 당첨'이 불러온 비극... 빚 독촉에 형이 동생을 살해

  • 변치 않는 속설, '로또 1등은 불행하다'?

  • 공돈효과로 인한 '로또 비극'... 일확천금이 아닌 일땀만금을 노려야

  • 로또에 당첨되면 행복할까

 

 

 


지난 13일, 전주의 한 전통시장에서 50대 남성이 동생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습니다. 과거 로또 1등에 당첨돼 당첨금을 받은 뒤 동생과 나눴지만 이후 경제적 문제가 악화되자 동생과 여러 차례 다투다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은 벼락에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실제로 로또 1등에 당첨될 확률을 계산해보면 815만분의 1인데, 전세계적으로 벼락에 맞을 확률은 약 60만분의 1정도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주 전국에서는 약 540만명이 일확천금에 혈안이 되어 로또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또, 로또 당첨자가 많이 배출되어 명당으로 소문난 곳에서는 매일 줄이 길게 늘어지기도 합니다. 기획재정부와 동행복권의 통계에 따르면 매일 전국에서 구매한 로또 금액의 평균은 매일 약 108억 7천만원입니다. 이는 인당 7만원 이상 매일 복권을 구매한다고 볼 수 있는 금액입니다. 그렇다면 어렵사리 당첨된 로또 1등은 모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지난 13일 발생한 형제 살인 사건말고도 로또 당첨으로 인한 가족 간의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2016년 7월, 로또 1등에 당첨돼 40억을 수령한 아들이 노모를 경찰에 신고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평소 연락하고 지내지 않았던 두 여동생이 로또 1등 당첨금 분배를 요구하고 거절당하자 오빠의 집을 무단 침입한 사건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점점 정도가 심해지자 아들은 두 여동생을 주거침입죄등으로 신고했고, 두 여동생은 글을 모르는 어머니를 이용해 협박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어머니에게는 '이 판넬을 들고 서있으면 돈이 생긴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로또 당첨으로 인해 벌어진 가족 간의 갈등에 경찰까지 나서게 되었던 사건입니다.
 

2011년 포항에서는 로또 1등에 당첨됐던 50대 남성이 동서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지는 비극이 일어났습니다. 2010년 3월에 로또 1등 15억에 당첨되었고, 동서에게 4천 300만원을 빌려줬지만 이후 돈을 돌려받지 못해 줄곧 불화를 겪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족이 정확한 사연을 밝히길 원하지 않아 정황을 알기 어렵지만 이로 인해 ‘로또 1등은 불행하다’는 속설이 다시 한 번 입증됐습니다.
 

2014년에는 로또에 당첨이 되고 싶어서 집에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아는 사람 집 주변 일곱 곳에 불을 지르면 액땜이 되어 로또에 당첨되거나 소원이 이뤄진다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듣고 부산시 연제구에 있는 시댁에 불을 지른 것입니다. 시댁의 화단을 비롯해 일곱 개의 장소에 불을 질렀습니다. 미신을 맹신하고 방화를 저지른 30대 여성은 평소 빚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편, 로또 1등 당첨자가 매주 나오지 않아 역대 최고 금액을 수령하게 된 당첨자 두 명은 서로 극과 극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2003년 5월, 로또 1등에 당첨돼 242억이 당첨된 50대 남성은 세후 189억원이라는 큰 돈을 수령했음에도 불구하고 2014년 10월, 사기꾼으로 검거됐습니다. 주식 투자와 사업 실패 등으로 당첨 후 5년만에 재산을 탕진하고 부동산 사기꾼으로 전락한 것이었습니다.
 

그와 반대로 역대 최고 당첨금인 407억을 받은 강원도 춘천시의 한 경찰은 로또 당첨 이후 경찰관을 그만두고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는 당첨금 중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지금가지 꾸준히 기부를 하는 등 선행을 베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본 로또 1등.
사람들은 적은 돈으로 더 큰 이익을 보려는 사행심리와 공돈이라는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로또 1등에 당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탕진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쉽게 얻은 재물이 잃기도 쉽다는 ‘공돈효과’에 비추어 표현합니다. ‘차라리 당첨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이라고 말하는 로또 1등 당첨자들.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는 일확천금이 아닌 최선을 다해 재산을 모으는 일땀만금을 노려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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