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 일단 휴전...여전히 갈 길 먼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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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10-13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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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확실성 일부 해소 불구 큰 기대는 금물" 한목소리

  • GDP 전망 평균 1%대로 추락…"반도체 등 주력산업 성과 시급"

1년 넘게 이어온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이 이른바 '스몰 딜'로 큰 고비를 넘겼다. 안갯속에 휩싸였던 우리 경제에도 숨통이 트일지 기대가 높아진다. 그러나 미·중 무역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게 아닌 만큼 한국 경제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지난 11일 전해진 미국과 중국 간 관세 보류와 금융서비스 시장 개방 협상 내용은 정부로서도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당장 올해 경제성장률도 연이어 낮아지는 상황에서 수출 실적을 끌어올릴 기회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 실적을 이어가고 있고 이달에도 좀처럼 나아질 기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협상 소식이 앞으로 수출 시장에 긍정적인 수요를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는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중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에서는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설명한다.

기획재정부 대외경제국 관계자는 13일 "양국 간 무역 분쟁이 완화 국면에 들어가면 환율 안정과 수출 기업들의 사업 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양국 간 협상 타결이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하니 그 점을 세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미·중의 추가 보복 관세에 따른 후폭풍을 피할 수 있게 된 것이 다행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 분쟁 분위기가 조금은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하락하는 경기를 돌려세울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지난 8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는 98.82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내려앉았다. 2017년 5월 101.72로 정점을 찍은 후 27개월째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달 블룸버그가 집계한 국내외 41개 기관의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치도 지난 7월 2.1%에서 이달 1.9%로 떨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정책국 관계자는 "아직 양국은 확정이 아니고 뭔가를 조금 해보려는 제스처 수준"이라며 "불확실성은 줄었다지만 이것만 가지고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상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국 간 통상뿐만 아니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국제관계 문제에서 이번 합의 분위기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에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IEP 한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제의 최대 악재인 미·중 무역 분쟁이 협상을 위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것은 긍정적이나 무역전쟁은 대서양까지 확전하는 양상"이라며 "수요가 줄어드는 국제 통상 환경 속에서 기본적으로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성과를 내는 게 급선무"라고 전했다.
 

중국의 류허 부총리(왼쪽부터)와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0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 워싱턴DC의 USTR 사무소로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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