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중금리대출 시장 발 빼기… 수익성·리스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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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입력 2019-10-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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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리 6~10% 구간 취급비중 8개월 새 8.5%P↓… 타 업권 진입에 대출액도 적어

은행권의 중금리대출 취급률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수익성은 낮은데 연체·부실 등 리스크가 높아 은행들이 소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 등 6대 은행의 올해 9월 기준 전체 가계신용대출 중 금리 연6~10% 구간 취급비중은 5.9%로 집계됐다. 올 1월(14.4%) 대비 8.5%포인트 감소한 규모다.

은행별로 해당 금리구간 취급비중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기업은행이다. 올 1월 20.9%이던 기업은행의 연6~10% 구간 취급비중은 올 9월 1.3%로 19.6%포인트 감소했다.

또 하나은행의 중금리 취급 비중도 같은 기간 26.6%에서 12.2%로 줄었다. 국민은행은 12.9%에서 7.1%로 줄었다. 농협은행의 취급비중도 2.2%에서 0.7%로 감소했다.

은행권이 중금리대출을 외면하는 이유는 까다로운 리스크 관리 때문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억제 정책을 펼치면서 신용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기타대출은 풍선효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은행권 기타대출은 올 7월 한 달 동안 2조2000억원 늘어났다. 전년 동기 증가폭(1조7000억원)보다 5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문제는 같은 기간 기타대출 연체율도 0.49%로 전년 동기(0.44%)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신용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데 굳이 리스크가 높은 저신용등급의 고객이 이용하는 중금리대출 상품을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금리대출 상품의 낮은 수익성도 문제다. 중금리대출은 카드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이 주로 취급하는 서민금융상품이다. 지난해 1년 간 저축은행이 1조7974억원 규모의 민간 중금리대출을 공급한 반면 은행권은 3190억원을 공급했다. 전체 공급액의 7.7%에 불과하다. 빌려준 돈이 적으니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 규모도 작을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예대율 관리 이슈도 있는 만큼 굳이 대출 파이를 늘리기보다는 리스크 관리 중심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운영을 하고 있어 중금리대출 취급이 줄었다"면서 "최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떨어져 전체적으로 취급하는 차주의 신용등급이 올라간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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