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유튜브] 당신이 보는 뉴스는 진짜입니까

홍승완 수습기자입력 : 2019-10-11 13:46
영상합성기술 딥페이크 등장으로 가짜뉴스 더 교묘해져
어머니는 사람을 잘 믿지 않는 분이셨다. 내가 눈을 피하는 찰나를 보고 거짓말을 하는지 아시던 분이었다. 그래서 난 그녀가 무슨 수에도 쉽게 속아 넘어가지 않을 분이라고 믿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가짜뉴스를 시청하는 모습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지난 7월,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 머니브레인이 유튜브 채널에 '인공지능 문재인 대통령'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사진=머니브레인 유튜브 채널]

지난 6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이 유튜브로 뉴스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튜브가 뉴스 시청 통로로 등장하면서 가짜뉴스, 이른바 허위정보가 유튜브를 채웠다. 대북 쌀 지원으로 인한 쌀값 폭등과 5·18 유공자 귀족 대우 등 잘못된 정보가 유튜브를 통해 퍼졌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의 말대로 가짜뉴스는 80% 사실과 20% 거짓으로 포장돼 가랑비에 옷 젖듯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다.

특히 가짜뉴스는 진화를 거듭하며 더욱 교묘해졌다. 영상합성 기술인 딥페이크는 여론을 오도할 위험이 있는 가짜뉴스 기술로 떠올랐다. 특정인의 목소리와 표정, 억양을 똑같이 흉내 내는 이 기술이 악의적으로 활용된다면 특정 정치인의 발언과 행동을 조작할 수 있어 여론을 오염시킬 수 있다. 실제로 국내 인공지능 스타트업 머니브레인이 유튜브에 올린 ‘인공지능 문재인 대통령’ 영상을 보면 화면 속 문 대통령의 모습은 우리가 아는 그의 모습 그대로다. 시옷 발음이 새는 억양까지도 똑같다. “이 기술로 가짜뉴스가 생산되면 일대 혼란이 올 것.” 해당 영상에서 500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이 댓글처럼 허물어지는 진짜·가짜뉴스의 경계는 사회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가짜뉴스를 배포하는 유튜브 채널의 체급도 경량급에서 헤비급으로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 건강이상설을 주장해온 유튜브 채널 ‘신의 한 수’는 구독자가 104만 명에 달한다. 인구 100만 이상 광역시 수준이다. 2012년에 개설된 점을 고려하면 매년 14만 명 이상이 채널을 구독한 셈이다. 이보다 6년 앞서 채널을 만든 MBC 뉴스의 구독자 수는 신의 한 수 채널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37만 명이다. 이처럼 진짜 같은 뉴스형식과 탄탄한 구독자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가짜뉴스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특히 가짜뉴스 판별에 취약한 노년층의 SNS 사용이 늘어나면서 유언비어나 카더라 통신(추측성 소문)은 사회를 흔들고 있다.

며칠 전 거실에서 스마트폰을 집중해서 보는 어머니의 휴대전화엔 정지 이미지에 음성을 입힌 가짜뉴스가 흘러나왔다. 피부에 바르는 크림 하나를 사더라도 사소한 부분까지 따지던 분이었다. 얼마나 교묘하게 만들어진 가짜뉴스이기에 그의 시선을 묶어 두었을까. 20세기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사회를 두고 위조된 이미지로 인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제 당신이 본 그 뉴스는 과연 진실인지 물음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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