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금지법 반대” 홍콩서 오늘 300만명 대규모 시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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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10-0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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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코즈웨이베이, 주룽반도 등에서 대규모 집회 예고

홍콩 시위대와 경찰간 격렬한 충돌로 ‘가장 어두운 밤’을 보낸 다음 날인 5일 홍콩은 도심 전체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날 지하철 10개 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쇼핑몰은 물론 슈퍼, 상점, 편의점, 은행 등 대다수 가게가 문을 닫은 홍콩은 '고요(Quiet)'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묘사했다.

하지만 홍콩 시위대는 6일 오후 또 다시 300만명 규모의 대규모 집회가 도심에서 열릴 것이라 예고하며 또 다시 경찰과 격렬한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6일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인터넷 상에서는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각) 홍콩 코즈웨이베이와 주룽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가질 것이라며 약 300만명 시민의 동참을 적극 호소했다.

이는 앞서 사상 최대 규모의 인원인 200만명 이상(주최측 민간인권전선 추산)이 모였던 6월 16일 집회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모이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긴급법’과 ‘복면금지법’ 시행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 시행 첫날인 5일 홍콩 완차이 지역에서 정부 조치에 반발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앞서 4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6월초부터 넉 달간 이어지고 있는 '범죄인 인도 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약 50년 만에 긴급법(긴급정황규레조례)을 발동, 시위대의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복면금지법’을 5일 자정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홍콩 행정부가 긴급법을 발동한 것은 50년 만의 처음이다. 긴급법은 홍콩 당국의 체포와 수색, 검열, 시위 불허 등을 더 용이하게 하는 것으로, 사실상 ‘준 계엄령’과 마찬가지다.  복면금지법에 불응하면 최고 1년의 징역을 선고하거나 최고 2만5000홍콩달러(약 381만 75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사회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는 정부 측의 발표에 반발한 홍콩 시민들은 4일 마스크를 쓴 채 거리로 뛰쳐나와 과격한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격렬히 충돌했다. 

일부 과격 시위대는 지하철역에 서 있는 사람 없는 열차에 휘발유탄을 던져 불태우는가 하면, 중국계 은행과 상점을 표적으로 삼아 유리창을 부수고 현금인출기(ATM)도 망가뜨렸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내 3300여대 ATM 중 10% 이상이 파손돼 제 기능을 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도심 신호등 100여개가 손상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날 밤 위안랑 지역에서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한 14세 소년이 경찰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아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건도 벌어졌다. 실탄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일 18세의 고등학생이 가슴에 총을 맞은 이후 두 번째다. 다행히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시위대는 중국 본토인도 폭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에 근무하는 중국인 은행원이 이날 홍콩에 위치한 은행 건물 앞에서 시위대에 폭행을 당했다. 이날 은행원은 "중국으로 돌아가라"는 외침을 받고 "우리는 모두 중국인"이라고 말한 뒤 건물로 들어가려 했으나 일부 시위대가 그를 주먹으로 가격했다.

성난 시위대의 폭력행위에 캐리 람 장관은 5일 "어제(4일) 홍콩은 폭도들의 극단 행동 때문에 `매우 어두운 밤`을 보냈다"며 홍콩 시위대를 폭도라 묘사, 폭력행위를 규탄하기도 했다.

이어 주말에도 시위가 이어질 것을 우려되면서 5일 홍콩 지하철 당국은 지하철 10개 노선 운행을 전면 중단시키고, 모든 역을 폐쇄했다.  홍콩 지하철이 전면 중단된 것은 약 20년 만이다. 대다수 쇼핑센터와 상점, 은행도 이날 대부분이 문을 닫으며 도시 전체가 거의 ‘셧댜운(일시 폐쇄)’된 것과 다름없었다. 

6일 오전 홍콩은 차츰 정상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홍콩 지하철 운영이 일부 재개됐지만 평소보다 3시간 이른 오후 9시까지만 운영된다. 다만 애드미럴티, 몽콕, 코즈웨이베이 등 주요 상권에 위치한 지하철역은 대규모 집회로 혼잡을 빚을 것이 우려돼 여전히 폐쇄됐다. 홍콩 도심에서 공항까지 가는 도심공항 철도는 오후 1시까지만 운행되며, 홍콩 국제공항과 홍콩역에서만 정차한다.
 

홍콩 정부가 5일 0시부터 복면금지법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4일 한 반정부 시위자가 타오르는 불길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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