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트럼프 대통령은 진짜 탄핵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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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19-10-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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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민주당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 절차 개시

  • 역대 탄핵 사례 없어...내년 대선 쟁점으로 떠올라

산 넘어 산이다.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장담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탄핵 위기에 처했다. 2016년 대선 때 러시아와 공모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이어 2017년 말에는 당시 한창이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과 맞물려 불거진 성추문 의혹이 발목을 잡더니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의혹이 트럼프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Q.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빠졌는데 진짜인가요?

A. 지금 미국 정치계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때문에 혼란스러운 상황이에요.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밟고 있어서인데요.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넉 달 만인 지난 2017년에도 이른바 러시아 내통설을 빌미로 탄핵을 시도한 적이 있지만 이번엔 조금 심각하게 진행되는 모양새입니다.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문제인데요, 내년 예정돼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도 파장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Q.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뭔데요? 

A.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지난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의 아들 헌터의 비리 의혹을 수사하라고 압박했다는 게 핵심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6년 초 우크라이나 측에 검찰총장을 해임하지 않으면 10억 달러(약 1조1885억원)에 이르는 미국의 대출 보증을 보류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봤어요.

당시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현지 민간 가스회사를 조사중이었는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이 이 회사 임원 중 하나였다는 것이죠. 검찰총장은 결국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어요.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지원을 대가로 우크라이나를 압박했다고 보고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통화 녹취록까지 공개했지만 민주당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했어요. 

Q. 그동안 탄핵된 미국 대통령은 몇 명이나 되나요? 

A.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탄핵 여론이 세 차례 불거졌지만 실제 탄핵된 사례는 없어요. 사상 첫 탄핵 소추의 불명예를 안은 대통령은 앤드류 존슨 전 대통령이에요. 존슨 전 대통령은 1868년 남북전쟁 후 상원의 동의 절차를 무시하고 전쟁담당장관을 해임한 일 때문에 탄핵 소추됐어요. 다행히 당시 탄핵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가까스로 대통령직을 유지했죠.

1998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 스캔들과 관련해 거짓 증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탄핵 소추됐지만 상원에서 발의안이 부결되면서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이에 앞서 1974년에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이른바 '워터게이트'로 알려진 도청 사건에 대한 개입 사실 위증 등으로 탄핵 위기에 몰렸었는데요, 닉슨 대통령은 하원 내 탄핵안 표결 직전 대통령직을 스스로 내려놓았답니다.

Q. 탄핵 절차는 얼마나 진행되고 있나요?

A. 민주당은 지난 9월 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10월 4일까지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발송했어요. 사실상 탄핵 절차를 개시한 것이죠. 향후 2주 안에 국무부 소속 관료 5명에게 관련 진술을 받는 일정도 잡은 상태에요. 하원 외교위원회도 다음 주 볼커 특별대표의 증언을 청취한다는 계획을 세웠어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은 청문회 이후 오는 11월까지 탄핵 표결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발 빠른 움직임을 고려하면 이르면 10월 말 탄핵 표결도 가능하다"고 평가하기도 했어요. 다만 미국 내 대통령 탄핵 사례가 별로 없는 만큼 탄핵 소송 절차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에요.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경제 지원 등 '대가성'이 깔렸다는 정황이 나온다면 미국 정세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Q.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 탄핵되는 걸까요?

A. 미국 헌법에서는 ‘반역, 뇌물 수수 또는 기타 중범죄와 경범죄’의 경우 탄핵 절차를 통해 대통령 지위를 박탈할 수 있다고 명문화돼 있습니다. 해석에 따라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죠.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되려면 하원이 탄핵안을 발의해야 합니다. 미국 헌법상 탄핵안 발의의 권한이 하원에 부여돼 있거든요. 하원에서 탄핵안이 발의되면 연방 대법원장 주도의 심리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현재 하원에서는 민주당 235석, 공화당 198석, 무소속 1석, 공석 1석 등으로 민주당이 더 많은 상태입니다. 반면 상원 100명 중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53명, 45명이고 나머지는 무소속 2명이에요. 의석 수가 비슷한 만큼 공화당이 탄핵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탄핵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요.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뒷조사'를 하도록 한 대상이 민주당의 대선 유력후보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에요.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30% 안팎의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요.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맞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죠. 때문에 탄핵이 무효 처리되더라도 내년까지는 정치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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