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녀가 한국 해녀에 배워 만든 해녀복 ‘조센’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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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10-0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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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립민속박물관 ‘미역과다시마-바다가 잇는 한일 일상’전 열어

조센, 20세기, 일본 다테야마시립박물관, 국가 지정 중요유형민속문화재 [국립민속박물관]

한국과 일본의 바다 인근 민속 문화를 비교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일부터 2020년 2월 2일까지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과 함께 공동특별전 ‘미역과 다시마- 바다가 잇는 한일 일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해산물 소비 문화에서 어업과 신앙, 근대기 일상 변동 등, 바다를 둘러싼 한일 일상을 조명한다. 전시에서는 미역과 다시마 채취선인 ‘떼배와 이소부네’를 비롯해, ‘청새치 작살 어구’ 등 국가 및 지방 지정문화재 12점을 포함한 450여 점의 자료와 영상, 사진 등을 전시한다.

미역과 다시마(일어명 콘부)는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오래 전부터 일상의 음식으로 친숙한 해초인 가운데 의례나 선물의 관점에서 한국에서는 미역이, 일본에서는 다시마가 더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다 밑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성장해 길고 검푸른 자태를 보이는 미역과 다시마는 비슷하지만 다르다.

전시는 일상의 동네 생선가게에서 출발한다. 한국인과 일본인은 무슨 해산물을 어떻게 먹고 있는 지, 동네 생선가게를 통해 한일 양국의 일상을 비교한다.

‘1부 바다를 맛보다’에서는 한일 모두의 일상이 해산물 없이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다양한 역사 자료를 통해 살펴본다. 한일 양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해산물 종류나 요리 방식이 다른데도, 해산물은 맛의 기본이 되고, 중요한 의례에 없어서는 안 된다는 필수품이라는 점을 ‘일본 산해 명물 도회’, 헤르만 산더의 ‘풍속화첩’, ‘일본 후쿠오카시 히가시구 히로의 설날 장식’ 등을 통해 보여준다. 우리나라는 젓갈류와 멸치 국물을 많이 쓰는 음식문화인데 비해 일본은 음식에서 다시마를 주로 쓰는 '다시' 문화가 일반적이고 생선을 말려 대패로 얇게 만드는 가쯔오를 국믈맛을 낼 때 많이 쓰는 것이 특징이다.  

‘2부 바다에서 살아가다’에서는 해산물을 가져다주는 한일 어민의 기술과 신앙을 소개한다. 한일 어민의 세계를 한일 갯바위 어구 비교, 한국의 갯벌 어업과 일본의 태평양 참치 어업 비교, 한국 어민의 ‘장군 신앙’과 일본 어민의 ‘에비스 신앙’ 비교 등을 통해 들여다본다. 관람객이 다양한 한일 갯바위 어로 도구를 비교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3부 바다를 건너다’에서는 사람과 함께 기술과 문화가 언제나 바다를 건너 서로에게 영향을 미쳐온 과정을 조명한다. 여기에서는 ‘오키나와부터 한반도까지의 해녀 도구’, 한일 어민 간에 맺어진 ‘향리동 증명서’와 ‘한국해 출어 에마’, 일본 대어기로부터 영향을 받은 한국 풍어기, 한일 어로요 등을 소개한다. 일본 해녀가 일본에 온 한국 해녀에게 배워 만든 해녀복 ‘조센’은 한일 어민의 역동성이 남긴 ‘교류의 증거’로 제시됐다.

‘에필로그 바다가 잇다’에서는 한국의 명란이 일본으로 건너가 ‘멘타이코’가 됐다가 일본에서 다시 한국에 영향을 주는 긴 과정을 다큐멘터리 영상을 통해 소개한다. 우리나라의 명란은 일제 강점기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1950년대 널리 퍼졌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역박과 3년간의 공동 연구를 거쳐, 2년 간 전시 구상부터 연출까지 전 과정을 협업해 마련한 공동기획전으로, 의사 소통 확대와 상호 이해 제고라는 박물관의 역할과 의무에 충실했다”며 “이 전시가 서로 이웃한 한일 양국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존중하며, 나아가 다른 문화로만 치부할 수 없는 친근감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밝혔다.

구루시마 히로시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 관장은 “60년 동안 한일 관계가 가장 최악이지만 어려울수록 연구기반 전시를 지속할 필요가 있고 신뢰에 기반하는 교류 전시가 중요하다”며 “이런 방식이 문화교류의 원점이라는 것을 양 기관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히로시 관장은 “에도시대 전공인데 임진왜란 이후에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풍부한 문화적 교류가 있었다. 올해 3월 리뉴얼 하면서 선사시대부터 11세기까지 전시하며 알 수 있게 된 것이 11세기에서 12세기까지 한반도와 일본 열도간의 교류가 깊었다는 것이 나타나 있다는 것이었다”며 “양국 정치 관계가 안 좋지만 이 같은 교류를 지속하면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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