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피·마라 맛?···CJ제일제당 ‘비비고’ 안 만드는 이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서우 기자
입력 2019-09-30 07:3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CJ 만두, 2023년 매출 2조6000억원 달성…글로벌만 2조원

  • 한식 세계화 이어 고급화 주도 “혁신으로 세계시장 이끌 것”

 

CJ제일제당의 전략 신제품 '비비고 군교자'가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안에서 ‘혁신’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팀은 냉동식품팀뿐입니다. 국내도 중요하지만 세계시장을 목표로, 기존에 없던 방식을 통해 사업을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김숙진 CJ제일제당 냉동혁신팀장은 지난 27일 인천시 중구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열린 ‘CJ제일제당 봐야지(Voyage)’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경쟁사들이 내세우는 ‘얇은 만두피’보다는, ‘한국식 만두(K-Mandu)’란 차별화 전략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다. 이날 공개한 신제품 ‘비비고 군교자’는 피와 만두소의 식감에 중점을 뒀다. 기존 만두소가 야채를 다지는 방식이었다면, 군교자는 깍두기처럼 썰어 내용물이 크고 식감이 좋다. 수분을 많이 머금을 수 있어 촉촉해 요즘 유행하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을 구현했다.

이날 CJ제일제당은 세 번째 만두 혁신전략인 ‘한식 만두 프리미엄화’를 가동한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현지화가 아닌 세계 각국의 만두에 비비고만의 노하우와 맛을 입히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중국에서 현지인이 선호하는 레시피를 적용할지언정, 마라 맛 만두를 만들지 않는 이유다.

첫 번째 혁신은 2013년 12월 선보인 0.7㎜ 두께 만두피의 비비고 왕교자다. 해태 ‘고향만두’, 풀무원 등이 차지하고 있던 국내 시장에 승부수를 걸었다. 두 번째 2017년 8월 비비고 한섬만두는 오래 끓여도 풀리지 않도록 모양과 속을 만둣국에 특화했다.

이번 비비고 군교자는 구웠을 때 가장 맛있는 제품이다. 외식 전문점 수준의 ‘수제형 고급만두’ 콘셉트로 개발했으며, 동시에 세계시장을 겨냥했다. 해외 소비자들이 만두를 소비하는 가장 흔한 방식은 구워 먹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신호 CJ제일제당 대표(왼쪽)[사진=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 시리즈를 앞세워 2023년까지 국내 및 해외 만두 매출을 2조6000억원으로 올린다. 이 가운데 글로벌 매출만 2조원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전체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6400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전년보다 40% 이상 성장한 9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스프링롤, 에그롤, 피자롤 등 글로벌 현지 만두까지 국내로 들여와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매출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슈완스 컴퍼니와 카히키까지 가세해 북미 시장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특히 슈완스 컴퍼니 인수로 월마트·크로거·코스트코 등 미국 주요 유통채널 3만여 점포에 비비고 만두를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동안 3000여 매장에 입점한 것과 비교하면 10배에 달한다.

미국 시장에서만 2021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2023년에는 1조3000억원 이상으로 성장시킨다.

중국에서는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채소, 해산물 식재료를 활용한 비비고 왕교자 현지화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이미 온라인 플랫폼 2위인 ‘징동’에서 만두 판매 1위를 달성했다.

2017년 말부터 만두 사업을 본격화한 베트남 시장의 경우 비비고를 앞세운 한식 만두와 현지식 만두로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지속한다.

글로벌 만두 시장은 약 7조원 규모로 집계된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10%대, 2023년까지는 30% 수준으로 비중을 키운다.

김숙진 팀장은 “그룹의 전략 방향인 ‘한국 식문화 세계화’에 발맞춰 무한의 잠재력을 지닌 만두 사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며 “단순히 ‘한국식 만두’라는 음식의 개념을 넘어 세계적인 식문화를 주도하는 K-Food 아이콘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