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vs 8%' 펀드매니저 이긴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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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수습기자
입력 2019-09-1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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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펀드매니저가 로봇에 깨끗이 졌다. 로봇(robot)과 자문가(advisor)를 합쳐 이름을 붙인 로보어드바이저펀드 이야기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11일까지 8.41%를 기록했다. 펀드매니저가 굴리는 국내주식형펀드는 같은 기간 2.14%에 달하는 손실을 냈다.

로봇도 펀드매니저와 똑같이 나쁜 시장 상황에 노출돼 있었다. 미·중 무역분쟁에 한·일 갈등까지 겹치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바이오주 쇼크는 다시 한 번 찬물을 끼얹었다.

주가지수가 상대적으로 크게 출령인 기간을 보아도 로봇은 펀드매니저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로보어드바이저펀드는 최근 3개월 만에 1.95%를 벌었다. 반면 국내주식형펀드는 이 기간 5.38%를 잃었다.

두 자릿수로 벌어들인 로보어드바이저펀드도 있다. 하이자산운용이 내놓은 '로키1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수익률은 연초 이후 15.75%로 집계됐다.

실적이 가장 나쁜 로보어드바이저펀드도 주식형펀드보다는 나았다. 수익률 꼴찌인 대신자산운용 로보어드바이저펀드는 3.55%를 벌었다.

결국 어떤 로보어드바이저펀드를 샀어도 돈을 잃을 일은 없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보다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며 "증권사도 로보어드바이저로 자산관리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했다.

로보어드바이저펀드는 서민에게는 높았던 투자자문 서비스 문턱도 낮출 수 있다. 금융권 PB 서비스는 물론 일반적인 주식형펀드보다도 훨씬 적은 보수를 받는다.

금융당국도 이런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해 배려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얼마 전 로보어드바이저도 펀드 재산을 운용할 수 있게 했다. 과거에는 펀드매니저만 가능했던 일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로보어드바이저 덕분에 저렴하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관련 시장이 꾸준히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래도 펀드매니저가 사라지기는 어렵다. 하는 일만 바뀔 뿐이다. 로보어드바이저펀드를 만드는 일도, 고치는 일도 사람이 해야 한다.

펀드매니저 체면을 지켜준 상품도 없지는 않다. 주식형펀드가 10개 가운데 8개꼴로 손실을 냈지만, 두 자릿수로 번 상품도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출시한 '퇴직연금 롱텀 밸류'는 연초 이후 15.23%에 달하는 수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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