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또 밀착, 김정은 방중설 제기…北 "홍콩은 중국 것" 지지

베이징=이재호 특파원입력 : 2019-09-03 10:03
왕이·리용호 평양 회동, 북중 우호협력 강조 김정은 방중 조율 가능성, 대미 타개책 필요 관세·홍콩 궁지 몰린 中, 북한카드 활용 원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왼쪽줄 둘째)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오른쪽줄 셋째)이 지난 2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북·중 우호 협력을 재강조했다.

각각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핵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으로 타개책 모색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전날 방북한 왕 국무위원은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리 외무상과 회담했다.

왕 국무위원은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북한 국빈 방문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북·중 간 전통적 우의와 전략적 신뢰가 증진돼 양국 관계가 새로운 시기로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중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공고히 하는 게 중국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수교 70주년 기념 활동을 잘 치르고 국제 무대에서도 긴밀히 소통해 양국 관계를 더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국제 무대에서의 소통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미국을 상대로 한 협상에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리 외무상은 "북·중 최고 지도자가 1년에 5차례나 만나 전통적 우의가 계승·발전했다"며 "이번 왕 국무위원의 방문은 수교 70주년을 축하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북·중 관계 발전에 대한 중국 측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리 외무상은 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하며 "시진핑 동지를 중심으로 하는 당의 영도 하에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새로운 장정이 더 큰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중국 외교부는 왕 국무위원의 방북 목적에 대해 "양국 최고 지도자의 공동 인식을 실현하고 양자 관계 발전을 위한 중요한 후속 행동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5차 방북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왕 국무위원의 북한 방문은 양국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조율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에 빠지면서 중국과 더욱 밀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김수길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김영재 대외경제상이 잇따라 방중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대미 협상의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해 방중을 결정할 수 있다. 과거에도 김 위원장의 방중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방북하거나,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사례가 있다.

실제 지난 1월 김 위원장이 중국을 다녀간 뒤 2월 말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된 바 있다.

무역협상 난항에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홍콩 시위 사태까지 겹치면서 궁지에 몰린 중국도 미·중 갈등 완화를 위해 북한 카드를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북·미 대화를 중재하면서 무역협상에서 일부 진전을 이루고 홍콩에 대한 미국의 개입도 최소화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10월 1일 국경절(건국 기념일) 행사를 성대하게 치른 직후 북·중 수교 기념일인 10월 6일 전후로 김 위원장이 방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대해 베이징 외교소식통은 "10월 중 (김 위원장을 포함한) 고위급 교류를 준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이 방중한다면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요한 결심을 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 국무위원은 홍콩의 정세와 중국의 입장 및 조치에 대해 북한 측에 설명했다.

리 외무상은 "이미 수차례 밝힌 것처럼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며 외부 세력이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며 "북한은 중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수호하고 주권과 영토를 온전히 지키는 것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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