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가공산업 고급화 '시동'…밀처럼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드는 쌀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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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8-2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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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 벼 '가루미' 품종 특허 출원…"물에 불리지 마세요"

쌀 가공산업의 고급화·차별화를 위한 첫걸음인 밀처럼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드는 쌀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기존 멥쌀과 달리 물에 불리지 않고도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 품종인 '가루미'를 개발해 특허 출원했다고 28일 밝혔다.

쌀을 빵이나 떡의 원료로 쓰려면 먼저 가루로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단한 멥쌀은 물에 불리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루로 만들 때 밀보다 비용이 2배 이상 든다.

이 때문에 2017년 식품 산업에서 원재료로 구매된 쌀 58만6000t 가운데 쌀가루는 5.6%인 3만3000t에 그쳤다. 쌀을 불리는 번거로움이 산업화의 제약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제분 기술이 절실했다.

농진청은 이에 쌀을 불리지 않은 상태로도 빻아서 사용할 수 있는 쌀가루 전용 품종 '가루미'를 개발했다. 이 품종은 소규모 업체의 제분기로도 쉽게 빻을 수 있으며, 대규모 밀(小麥) 제분 설비에 현미를 넣어 대량 생산할 수 있다. 또한 농가에서는 병에 강하고 생육 기간이 짧아 다른 작물과 돌려짓기를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루미'는 질 좋은 쌀가루를 건식제분으로 생산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가공 소재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우리쌀빵 경진대회'에서 '가루미' 쌀가루로 만든 빵의 맛과 식감이 기존에 유통되던 쌀가루보다 더 좋거나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쌀맥주와 떡의 원료곡으로 사용했을 때도 전분알갱이가 성글게 배열되는 배유 특성으로 가공공정이 간소화됐음을 확인했다.

김두호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 원장은 "쌀가루 전용 품종인 ‘가루미’는 적은 비용으로 친환경 쌀가루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천 소재인 '분질배유'를 갖는 벼 품종"이라며 "이번에 특허 출원한 두 품종은 농가와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리빙랩' 형태로 보급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분질미 쌀가루로 개발하고 있는 가공 시제품들 [사진=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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