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내달초 항공 예비입찰... 제2 도약 변곡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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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19-08-23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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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께 본입찰 돌입 땐 회생 실마리... "확보된 자금 금호산업에 유입... 그룹의 미래 위해 쓸 것"

"남들하고 똑같이 생각하고 행동하면 절대 돈 못 번다. 남들이 전쟁통에 사업을 확장한답시고 날뛰는 정신나간 놈이라 하지만 나보고 함부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부끄럽게 생각할 날이 올 것이다."

고(故)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가 1951년 전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사업을 일으키기 위해 앞장서며 강조한 말이다. 그로부터 9년 후인 1960년 9월 박 창업주는 현재 금호아시아의 성장 배경이 된 삼양타이어공업(현 금호타이어)을 설립한다.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사진=연합뉴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가 사업 부흥의 디딤돌을 놨던 삼양타이어공업의 60주년(9월 5일)을 맞는 내달 초 또 다시 새로운 전기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아시아나는 내달 초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예비입찰을 마무리하고 본입찰에 들어가면서 그룹의 회생의 실마리도 나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참여 의사를 내비치면서, 흥행실패 논란도 벗어나게 된 상황이다. KCGI는 아시아나 인수전에 뛰어들고자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로써 현재까지 아시아나 인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제주항공의 모기업 애경그룹과 KCGI이 두 곳이 됐다. 여전히 물밑작업 중인 기업들도 수면 위로 드러나면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점에서 금호아시아나가 ‘도전’과 ‘개척’으로 상징되는 박 창업주의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박 창업주는 1946년 40대의 중반의 늦은 나이에 광주에서 택시 2대를 갖고 운수업에 투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타이어산업, 무역업, 화학산업 등에 뛰어들어, 금호아시아나의 기반을 닦았다. 그는 늘 “정직, 근면, 성실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하며 영면에 들기까지 도전과 개척을 멈추지 않았다.

일단 금호가(家)의 3세 경영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하며 금호아시아나 재건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업에서 한발 물러난 아버지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을 대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2002년 아시아나에 입사해 10년 가까운 경력을 쌓고 2012년 금호타이어 영업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아시아나세이버,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 등에서 사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아시아나IDT의 기업공개(IPO)를 주도했다. 같은해 11월 아시아나IDT의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업계에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일단 박 사장의 당면 과제는 아시아나의 성공적인 매각이다. 박 사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이번 매각은 '사적 딜'이지만 대주주라서 독단적으로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박 사장은 아시아나 매각이 완료되면 그룹의 재건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금호아시아나는 한때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재계 7위까지 올랐으나, 금호타이어 등 굵직한 사업의 잇단 매각으로 사세는 작아질 대로 작아졌다. 특히 아시아나와 자회사가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에 남은 계열사는 금호고속,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일부에 불과하다. 지난해 세 회사의 영업이익은 다 합쳐도 800억원 정도다.

박 사장은 공개적으로 "(아시아나 매각을 통해 확보되는 자금은) 금호산업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매각작업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룹의 장기 미래를 위해 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호산업은 내달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인수 협상 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을 추리는 예비입찰을 마친 뒤 10월께 본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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