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외교·연구 이유로 위안부 피해자 상처 헤집는 행위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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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08-1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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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선미 여가부 장관,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 참석

  • 기념사 통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존엄·명예 회복 위해 노력할 때"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외교·경제적 불안감 혹은 연구라는 이유로 끝없이 피해자들의 오랜 상처를 헤집는 잔인한 행위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 장관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피해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는 다짐할 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해결될 것이며 여성인권의 상징으로서 평화의 가치가 실현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8월 14일인 기림의 날을 지난해에 국가기념일로 지정, 기념식을 개최했다. 두 번째 기념식인 올해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한 일반 국민 300명가량이 참석했다.

8월 14일은 1991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 증언한 날로, 이날은 2012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에 의해 '세계 위안부의 날'로 지정됐다.


 

14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에서 김경애, 이옥선, 이용수 할머니가 기념공연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 장관은 우선 "오늘 우리는 자신의 고통을 승화시켜 전 세계에 인권의 가치를 일깨워 오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숭고한 삶을 기리기 위해 함께 모였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김경애 할머님, 이옥선 할머님, 이용수 할머님께 특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이 자리에 오시지 못한 분들께도 안부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3·1 운동과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이며, 내일은 제74주년을 맞는 광복절"이라면서 "그래서인지 오늘 이 자리가 갖는 의미와 무게감이 더욱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진 장관은 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고령으로 하나둘 세상을 떠나는 상황에 대해 우려의 뜻을 표했다.

그는 "할머니들과 뜻있는 시민단체들의 오랜 노력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전시(戰時) 성폭력의 문제, 인류 보편적인 여성인권의 문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도 "안타깝게도 그 어떤 인권운동가보다 큰 울림을 줬던 할머니들이 점점 우리 곁을 떠나고 계신다. 올해 초 돌아가신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해 작년 기림의 날 이후 벌써 여덟 분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이제 단 스무 분 만 남으셨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마음속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돌아가신 할머니들과 생존해 계신 스무 분 할머니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노력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진 장관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더불어 전 세계의 여성인권과 평화 증진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할머니들, 시민사회와 학계가 힘겹게 쌓아온 노력을 이어받아 문제 해결을 위한 튼튼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국내·외 기록물 발굴과 조사, 심층적인 연구를 지원하고, 보존하고 기억해야 할 자료들을 아카이브로 집대성함으로써 연구와 조사의 체계적 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보편적 여성인권의 문제로 정립하고 역사적 교훈으로서 기억할 수 있도록 자라나는 세대를 교육하겠다. 나아가 전 세계적 관심과 연대를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평화와 인권을 이야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피해 당사자인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해 피해자, 시민단체, 학계 등과 지속해 소통하고 기념사업도 성의를 다해 추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진 장관은 끝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피해 당사자가 있는 전시 성폭력과 여성인권의 문제로서 국제사회가 공유하는 보편적 인권 차원에서 접근해야 함을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이 모든 걸 넘어서 그분들과 함께 해야 하는 날이 오늘이고, 내일이길 바란다"며 기념사를 마쳤다.


 

14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정부 기념식에서 김경애, 이옥선, 이용수 할머니 등 참석자들이 무용·음악극 '할머니의 여정'을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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