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사업 펼치는 中 금융사… '챗봇'에 머문 韓 금융사

김민수 기자입력 : 2019-08-06 01:10
中 핑안보험, AI활용 상품ㆍ서비스로 10년만에 급성장 국내선 고객응대ㆍ업무 효율화 등 활용분야 제한적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개발 정책적 지원 뒷받침돼야
글로벌 금융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선두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기업인 핑안보험그룹이 AI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하고 비용 및 시간을 절감해 매출 급성장을 이뤄낸 사례가 대표적이다. 반면 한국 금융사들은 고객응대나 업무효율화에만 집중하고 있어 AI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로 초고속 수리비 산정·질병 진단…핑안보험의 혁신
핑안보험은 지난해 매출액 1635억달러로 미국 경제잡지 포춘이 선정한 ‘2019 글로벌 500대 기업’ 중 29위에 올랐다. 2009년 핑안보험은 매출액 223억달러, 383위에 불과했지만 AI 기술을 바탕으로 10년 새 급성장했다.

핑안보험은 2017년 AI 기술을 도입해 ‘초고속 현장 조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은 교통사고 발생 시 파손차량의 사진을 찍어 보험사에 보내면 AI 컴퓨터가 평균 168초 만에 수리비 견적을 뽑아준다. 2년여간 이 시스템을 통해 처리한 보상건수는 730만건이며, 연간 7억달러 이상을 절감했다.

핑안보험은 모바일 앱 ‘굿닥터’를 통해 AI, 빅데이터, 원격의료기술 등을 접목한 무인 진료소를 설치하기도 했다. 진료소 내 단말기에서 고객이 질환을 설명하면 AI 의사가 진단을 내려주고 약품 자판기에서 약도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핑안보험의 신규고객 4000만명 중 35%가 이 같은 혁신기술을 통해 유입됐다. 핑안보험은 연 수익의 1%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과거 10년간 핑안보험은 70억달러를 R&D에 투자했고, 향후 10년간 1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 챗봇·RPA 등에 국한···혁신 서비스·상품 고민, 투자 확대해야
우리나라 금융사들의 주된 AI 기술 활용 분야는 △고객응대를 부분적으로 자동화한 챗봇 △사람 대신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투자결정을 내리는 로보어드바이저 △단순·반복업무를 자동화하는 RPA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챗봇의 경우 현재 완전한 수준의 자연어 처리에는 한계가 있어 상담에 다소 많은 오류가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현대카드는 이달 말까지 IBM 왓슨의 AI 기술을 활용한 챗봇 ‘버디’를 리뉴얼하면서 챗봇 캐릭터 두 가지 중 하나를 없애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2017년 예의 있는 어투의 ‘헨리’와 수다스럽고 친근한 어투의 ‘피오나’ 캐릭터를 출시, 챗봇 서비스에 두 가지 인격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으나 결국 피오나를 정리키로 한 것. 기술적인 측면에서 인간 친화적인 캐릭터를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 설정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역시 15개 중 절반은 사람이 운용하는 펀드보다 수익률이 저조하며, 맞춤형 자문 기능도 부족한 실정이다. 

AI를 도입한 금융사 한 관계자는 “AI 자체가 학습과정을 거쳐 고도화돼야 하는 기술인 만큼, 어느 업권이든 그에 맞게끔 학습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해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업무프로세스 효율화에만 AI를 집중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품·서비스 개발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기술력 고도화를 위한 투자, 제도 완화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전 경희대 교수는 “해외 금융사의 경우 AI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금융상품이나 비즈니스모델을 만드는 사례가 많이 발견된 반면, 한국 금융사는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는 데 집중돼 있다”며 “국내 금융사도 새로운 기술 환경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찾아내는 실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태우 예탁결제원 경영전략부 박사는 “AI 기술을 주요국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정책적·국가 프로젝트 급의 선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와 더불어 민간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플랫폼 제공, 제도 완화, 세제 혜택 등의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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