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조정자 없는 세계, 현실 국제정치의 비극

김태언 기자입력 : 2019-08-01 17:05

한일갈등[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세기 신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가 케네스 월츠는 그의 명저 '국제정치이론'에서 국제정치는 힘의 균형을 추구한다는 현실을 설명하면서도 세계는 이를 경계하고 상호의존적인 관점을 지향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세력균형이론을 주장하며 힘의 논리를 설명했지만 국제법(레짐)과 상호주의, 유엔 등 국제기구의 역할이 궁극적으로 국가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한·일 무역갈등, 유럽의 디지털세와 이에 대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와인세 논란까지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한 사활적 대립을 지속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세계적인 대립 현상을 두고 21세기는 단연코 힘의 논리로만 설명되는 현실주의 시각이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라고 진단한다. 특히 세력균형으로 현상유지에 골몰하던 20세기와는 달리 최근에는 중국을 비롯한 국가들이 세력전이를 일으키면서 힘의 논리가 더 도드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20세기는 전후 유엔이 창설되고 유럽연합(EU)이 만들어지는 등 다자주의를 중시해온 전통이 있었다. 이에 따라 자유무역이 확산되고 핵확산방지(NPT) 등 많은 성과도 불러온 것이 사실이다.

오래 전 언론인을 준비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학교급식과 국제정치를 빗댄 글이 올라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요지는 각 학급에는 일본, 러시아 등 지역강국과 같은 '짱'이 있고 그 위에는 전교 짱인 미국이 있으며, 짱이 아닌 한국은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2005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동북아균형자론'을 주창하자, 힘센 자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학원폭력 현실을 들어 국제정치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당시 많은 네티즌들은 이 글의 비유에 적극 공감하면서도 학원폭력(전쟁)은 벌점(국제법)과 계도(레짐)를 거쳐 해결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기자 역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탠 기억이 난다.

적어도 학교에서는 힘없고 약한 '왕따'를 방지하기 위해 계도와 사회의 선순환을 가르친다. 이를 통해 사회화를 거친 학생들은 사회의 일원으로 규범과 법규에 맞춰 살아가는 방식을 배운다.

최근 극단으로 치닫는 대립에서 이러한 호혜적인 관례들은 모두 사라진 느낌이다. 만국의 만국에 대한 투쟁은 국가유기체로 비유되는 '리바이어던'의 폭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학교 교실보다도 못한 현실 국제정치의 비극이다.
어린이꽃이 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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