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이제 못타나] 서울 한바퀴 동행기 “도로는 전쟁터…매일 택시와 생존경쟁”(르포)

김태림·조아라 기자입력 : 2019-07-17 04:17
타다 기사 VS 택시 기사, 도로위 끼어들기 신경전 치열 쉬는 시간도 앱에 초 단위로 기록 돼…타다기사들 “쉴틈 없다”

'타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량을 호출하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차량 호출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조아라 기자]


“매일 목숨을 담보로 생존 싸움해야 합니다.”

체감온도 35도. 지난 9일 오후 2시30분 뜨거운 열기로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 렌터카 기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를 호출했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호출버튼을 누른 지 10초가 채 되지 않아 차량번호와 차종, 운전기사의 이름이 스마트폰 화면에 떴다. 차량이 배차됐다는 알림이 울린 지 얼마 안 돼 비상깜빡이를 켠 흰색 승합차 한 대가 등장했다. 3분 만이었다.

편안하고 안전한 이동수단을 표방한 만큼 타다 내부는 넓고 쾌적했다. ‘오늘 덥네요’라는 한 마디에 타다 기사는 재빨리 풍향과 실내온도를 소비자 요구에 맞췄다.

이 같은 서비스로 타다는 반년 만에 가입회원 50만명을 기록,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타다 기사’들의 업무 환경은 처음보다 더 열악해지는 모양새다. 특히 택시 기사와의 도로위 신경전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운전하고 있는 타다 기사의 뒷모습.[사진=김태림 기자]


타다 운전기사 김성일씨(가명‧남‧40대‧노원구)는 “차선을 변경할 때 택시 기사들이 잘 안 껴주려는 경향이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김씨는 큰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다며 당시 아찔한 상황을 설명했다. 옆에 있던 택시 한 대가 갑자기 앞으로 끼어들어 급 브레이크를 밟았던 것. 그는 “생각만 해도 오금이 저린다. 뒷좌석에 앉아 있던 손님도 어안이 벙벙해하며 황당해했다”고 설명했다.

퇴근길에 만났던 타다 운전기사 우종탁씨(가명‧남‧50대‧성북구)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우씨는 “유턴할 때 사각지대를 이용해 일부러 사고를 유발하는 택시도 있었다.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생명의 위험을 느끼지만, 형편상 (타다 운전을) 그만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최근 신경을 더 곤두세우고 있다고 한다. 지난달 29일 타다 운전기사 한 명이 만취 여성 승객의 잠든 사진을 몰래 찍어 모바일채팅방에 공유하고 성희롱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타다 운전기사들은 성희롱 논란 이후 손님들이 타다 기사 모두를 묶어 비난할까봐 두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는 “손님을 태우면 괜히 뒤통수가 따가웠다.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여태 비난하는 손님은 없었다”며 안도감을 표했다.

이밖에도 타다 운전기사의 애로사항은 많았다. 가장 큰 고충은 휴식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타다 기사는 하루 최대 10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이 중 쉬는 시간은 90분. 이 시간 안에 식사, 주유, 용변 등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타다 기사의 물과 음료수.[사진=조아라 기자]


우씨는 “쉬는 시간이 여의치 않아 차에 마실 수 있는 음료나 약간의 요깃거리 등을 항상 챙겨 다닌다”고 말했다. 보조석에 놓여진 우씨의 가방 안에는 500ml 물통 두 개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빵과 도시락 통이 들어있었다.
 

지난 9일 오후 기자가 탑승한 ‘타다’ 기사의 누적 휴식시간과 운행이력 앱에 기록되고 있다.[사진=조아라 기자]


우씨는 “사실 90분의 쉬는 시간을 초과할 수 있다. 하지만 (운전기사가) 사용한 쉬는 시간은 앱에 초단위로 기록된다.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기사가 정해진 휴식시간을 초과하는 것은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재계약을 고려하면 휴식시간을 준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인 셈이다.

주차하기 어려운 환경도 타다 기사들의 피로감을 높였다. 타다는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운행한다. SUV처럼 덩치가 큰 차는 갓길에 주차하거나 골목에 세우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

주‧정차 단속이 심해지면서 불편은 더 커졌다. 주·정차 단속에서 자유로운 공간을 찾아야하기 때문이다. 단속하지 않는 곳을 찾다보면 쉬는 시간은 이미 끝나버린다는 얘기다.

우씨는 “요즘엔 큰길과 골목길 모두 단속 CC(폐회로)TV가 많이 설치돼 있다. 차가 크다보니까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잠깐 차를 세우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운행하는 타다.[사진=조아라 기자]


 
아주경제와 컴패션의 따뜻한 동행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김정래의 소원수리
    아주경제 사진공모전 당선작 발표 안내 2019년 8월 23일
    2019GGGF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