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딱정벌레'..폭스바겐 '비틀' 단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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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07-11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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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멕시코 폭스바겐 공장서 10일 마지막 비틀 생산

'굿바이, 비틀'

동그스름한 생김새의 '딱정벌레차'라는 애칭으로 널리 알려진 독일 폭스바겐(VW)의 대표 모델 '비틀'이 82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비틀은 10일(현지시간) 멕시코 푸에블라 공장에서 마지막 생산을 끝으로 단종됐다.

 

10일(현지시간) 폭스바겐 '비틀'이 마지막 생산을 끝으로 단종됐다. 직원들은 폭죽을 터뜨리고 박수를 치며 비틀을 기념했다. [사진=AP·연합뉴스]


폭스뉴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폭스바겐 공장 임직원들은 데님블루 색상의 마지막 비틀이 나오는 순간 폭죽을 터뜨리고 큰 박수를 보내며 시대를 풍미한 자동차에 작별인사를 했다. 이 마지막 비틀은 푸에블라 공장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폭스바겐 멕시코의 슈테펜 라이헤 최고경영자(CEO)는 "비틀이 없는 폭스바겐을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비록 작별의 시간이 오긴 했지만, 비틀이 회사 발전에 기여한 역할은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1938년 5월 26일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가 독일 니더작센주 팔러스레벤의 폭스바겐 공장 개관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비틀은 독일 나치 지도자였던 아돌프 히틀러가 누구나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고 운전하기 쉬운 국민차 생산을 지시하면서 태어났다. 천재 기술자 페르디난트 포르셰 박사의 설계 아래 후륜구동 방식(RR-Layout)으로 1938년 첫 선을 보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폭스바겐 공장이 군수공장으로 이용되면서 생산이 거의 중단됐다가, 전쟁이 끝난 뒤 생산이 본격 재개됐다. 앙증맞은 외관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2차 세계대전 후 독일 재건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즈니 영화 '러브 버그' 포스터[사진=네이버 영화]


비틀의 공식 명칭은 '폭스바겐 타입1’이었는데, 30년 넘게 '폭스바겐'으로 통했다. 폭스바겐은 독일어로 '국민차'라는 뜻이다. '비틀'이 모델명이 된 건 1967년 8월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에 진입할 때 마케팅을 위해 비틀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다.

비틀은 특히 1968년에는 디즈니 영화 '러브 버그(The Love Bug)'에서 의인화된 자동차 '허비'로 등장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 영화에서 허비는 전조등을 깜빡이거나 차문을 여는 식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허비 효과에 1968년 비틀은 미국에서만 56만3500대가 팔려나갔다는 기록이 있다. 

 

'딱정벌레차'로 널리 알려진 독일 폴크스바겐의 비틀 모델 차량들이 2017년 4월 이스라엘 야쿰에서 열린 연례 '비틀 클럽' 행사장에 전시돼 있다.[사진=AP·연합뉴스]


이후 생산비 증가에 폭스바겐은 1978년 비틀의 생산기지를 유럽에서 멕시코로 옮겼다. 초대 모델은 2003년 생산이 중단되기까지 2100만대가 넘게 팔리며 단일 모델로선 세계 최대 기록을 썼다.

1998년부터 2세대 '뉴비틀'과 2011년부터 3세대 '더비틀'로 진화를 거듭했지만 수년 동안 비틀의 판매 부진은 계속됐다. 결국 지난해 폭스바겐은 비틀 단종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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