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무역전쟁 장기화 조짐에 美·동남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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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6-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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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25일 미국 뉴욕 등에서 운영 중인 참이슬 랩핑 트럭.[사진=하이트진로 제공]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식품업계가 ‘피난처’ 모색에 나섰다.

25일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해외시장 진출 국가는 미국과 동남아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임은 분명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한 보복조치 등으로 대기업도 매출이 급락하는 등 학습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롯데다. 롯데는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중국에 6개 공장을 운영했지만, 누적 적자가 쌓이며 공장 철수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투자의 중심은 미국과 더불어 동남아 등 중앙아시아로 옮겨갔다.

지난 달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미국 석화공장에 3조6000억원 투자를 결정하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같은 기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파키스탄 카라치와라호르를 방문해 롯데제과·음료 현지 사업장을 돌아봤다. 

CJ그룹은 투트랙(Two-Track)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외식서비스 계열사 CJ푸드빌은 최근 중국 내 1곳뿐이었던 뷔페식 레스토랑 ‘빕스’ 매장을 폐점했다. ‘뚜레쥬르’ 매장은 지난해 200여개에서 지난 2월 165개로 축소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만두사업 강화를 위해 미국과 중국 중심의 생산기지를 베트남, 유럽으로 확대하며 대륙별 생산거점을 확보했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 베트남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만두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로 매출 2400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처음 매출 1000억원을 넘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중국에서 만두 매출도 성장이 가파르다. 2015년 7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500억원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하이트진로도 사드 이후 한풀 꺾인 중국 대신 지난해 미국 시장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맥주 500㎖, 소주 350㎖ 기준으로 1800만 병을 기록해 전년보다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진로아메리카의 매출액은 2156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2% 성장했다. 올해는 2400만 달러가 예상되는 등 꾸준히 증가세다.

최근 워싱턴주 하원에서 소주를 식당과 술집에서 잔이 아닌 병으로도 팔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된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뉴욕, 뉴저지 주를 돌며 참이슬 랩핑 트럭을 운용 중이다.

황정호 하이트진로아메리카 법인장은 “참이슬 랩핑트럭의 영향으로 지역별 대리점에 제품 구입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소비자 접점에서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소주를 알리고, 한국 술의 우수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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