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유출 막아라”…정부-지자체 인구정책 ‘엇박자'

이경태 기자입력 : 2019-06-20 15:00
기재부 등 범부처 인구정책 TF, 다음주 대책 발표 예고 인구 확보 위한 지자체별 출산장려금 수백만원 차이 나타나 예산 퍼붓기식 지자체 정책 대비한 예산 가이드라인 마련돼야 강조

지난 4월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코베 베이비페어를 찾은 관람객이 카시트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예고된 인구절벽이라는 충격 속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인구 대응 정책 간 엇박자를 보이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범정부 차원의 인구정책 태스크포스(TF)팀이 지난 4월 구성돼 다음주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데도,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역별 경쟁력 확보보다는 단순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복지 예산 퍼붓기식의 정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해 각 정부 부처로 구성된 범부처 인구정책 TF는 다음주께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인구 대책을 내놓는다.

앞서 지난 3월 통계청이 공개한 ‘장래인구특별 추계(2017~2067년)’ 자료를 보면, 중위 추계 시나리오 상 총인구가 오는 2028년 5194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029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2067년에는 3929만명으로 줄어든다.

더구나 인구의 국제이동을 제외하고 사망자와 출생아 숫자만 보면 올해부터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한다.

갈수록 앞당겨지는 고령화 현상에 중위 인구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17년에 총인구의 73.2%에서 2067년에는 45.4%로 전체 인구의 절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경제성장 역시 인구 변화 등 구조적 상황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판단을 내린 정부가 인구 대책 마련에 다급해진 이유이기도 하다.

인구정책 TF는 민간 영역의 자연스런 정년 연장을 유도할 예산·세제 인센티브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또 출산 정책을 비롯해 인구 감소와 관련된 각 분야별 사업 방향 역시 함께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데도 지자체는 단기적으로 주변 지역으로의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예산 쏟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원하는 출산장려금만 보더라도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기준이 없다는 지적이다.

18일 보건복지부가 지원해 운영되는 임신육아종합포털인 아이사랑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는 둘째 50만원, 셋째이상 100만원 등을 지원한다. 대전 동구는 둘째 30만원, 셋째 이상 100만원을 지원한다. 경기 양평군은 첫째 20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500만원, 넷째 700만원, 다섯째 이상 1000만원을 지원해준다.

세종시는 첫째부터 120만원을 지원한다. 전북 남원시는 첫째 200만원, 둘째 500만원, 셋째 1000만원씩을 제공한다. 제주도는 첫째 50만원, 둘째 이상 2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제공하는 등 각 지역별로 제각각이다.

지원 대상이 되는 거주 조건 역시 3~12개월로 각기 다르다. 더구나 지자체는 주변 자치단체로 인구가 빠져나갈 것에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경쟁 대상은 당연히 인접해 있는 지자체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원금을 조금이라도 더 지원해줄 수밖에 없다"며 “이주 가능성이 원거리보다는 근거리에서 높기 때문에 주변 지역으로 유출하는 것을 막고 오히려 유입시키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지자체의 이 같은 인구 정책이 임시방편일뿐더러 현상 분석도 빗나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 본지가 2017년 발표된 전국 시도별 미래인구추계를 분석한 결과, 2045년께 경기도와 서울의 인구 구성비가 각각 26.6%, 17.3%를 보일 뿐 나머지 지역은 7% 미만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총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도권을 향한 인구 집중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

뿐만 아니라 오는 27일 통계청이 내놓는 시도별 미래인구 특별추계의 경우, 인구추계의 주요 변수를 단순 출산보다는 그 이전 단계인 결혼에 맞추다보니 오히려 지역 내 결혼 후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당근 정책이 필요하다는 조언에 힘이 실린다. 세종만 하더라도 출산장려금 이외로 일자리를 찾는 게 쉽지 않아 인구 유입 속도가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 경제연구원 한 관계자는 “국내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역별로 인구 끌어오기 정책을 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출생률을 반전시키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지역별로 천차만별인 예산 정책 등에 대해 큰 틀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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