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시 전 대통령 시신 카이로에 매장"…긴장 휩싸인 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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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6-1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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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 하루 만에 매장…무르시 지지자들 반발로 소요사태 등 우려

재판 도중 쓰러져 사망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사진=AP·연합뉴스]

이집트에서 재판 도중 쓰러진 뒤 숨진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시신이 사망 하루 만에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매장됐다.

무르시 측 변호사인 압델 모네임 압델 마크수드는 18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그(무르시)가 카이로 동부 나세르시티에서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묻혔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압델 마크수드 변호사는 또 무르시의 장례기도가 그가 사망선고를 받은 토라교도소 병원에서 있었다고 밝혔다.

AP 통신은 이날 새벽 무르시 시신이 묻힐 때 현장에서 이집트 당국의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고 전했다.

무르시의 아들 아흐메드는 이집트 당국에 무르시 시신을 고향인 북부 샤르키아주에서 안장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고 말했다.

무르시는 전날 오후 이집트 카이로의 법원에서 의식을 잃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이집트 국영TV는 그의 사인이 심장마비라고 전했다.

무르시 시신이 가족 등 소수만 참석한 채 매장됨에 따라 이집트 정부와 무르시 지지자들과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르시가 몸담았던 이슬람 조직 무슬림형제단은 전날 무르시의 죽음에 대한 국제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이집트 국민에게 그의 장례식에 참석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이집트 당국에 독방 수감과 외부접촉 차단 등을 포함한 무르시의 사망 정황에 대한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요청한다"고 했다.

무르시의 사망 소식이 발표된 17일 저녁부터 이집트에서는 혹시 모를 폭력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무슬림형제단 등 무르시 지지세력이 무르시의 사망을 계기로 반정부 행동에 나설 개연성이 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은 '긴급 안전공지'를 통해 "소요 사태 등 이집트 내 불안 가능성이 있으니 교민 여러분은 공공장소 출입을 삼가시고 개인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2014년 집권한 뒤 반정부 세력을 철저히 억압했다.

특히 무르시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고 무슬림형제단 인사 수천 명을 체포한 전례도 있다.

무르시는 2011년 시민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30년 철권통치가 무너졌을 때 무슬림형제단 지도자였다.

무르시는 이집트에서 처음 자유 경선으로 치러진 2012년 6월 대선에서 무슬림형제단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집권 1년 만인 2013년 7월 엘시시 현 대통령의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수감생활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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