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조달’ 두산인프라코어, 계열 지원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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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규 기자
입력 2019-05-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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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공업·건설 유증, 유동성 ‘숨통’...수익회복 불확실·추가 손실 우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데일리동방] 두산인프라코어가 올 들어 세 번째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재무구조·실적 개선에 따른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최근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그룹 유동성에 대한 우려는 다소 누그러졌다.

그룹 내 중축인 두산중공업의 계열 지원 여력이 낮아지면서 그 대안 주체로 두산인프라코어가 꼽힌다. 두산건설의 추가 손실 가능성도 부담을 높이는 대목이다.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21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올 들어 세 번째 조달이다. 희망금리는 개별민평에 -0.4~0%포인트를 가산해 제시했다. 주관업무는 키움증권, DB금융투자, KB증권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1월 모집액(500억원)의 네 배에 가까운 자금이 몰리면서 88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3월에는 투자자 참여도가 다소 낮아졌다. 500억원 모집에 2배 넘는 수요를 확인했고 최종적으로는 950억원을 조달했다. 연속 ‘오버부킹(over booking)'에 성공하면서 이번 수요예측도 무난할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최근 그룹 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각각 ‘흥행’과 ‘부진’으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 가운데 두산건설의 실적 부진과 재무부담이 두산중공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두산중공업 유증 청약률은 101%로 총 4718억원을 끌어들였다. 자회사인 두산건설은 유증 청약이 미달(75%)되면서 목표액은 4200억원에서 3150억원으로 줄었다. 이 중 두산중공업이 참여한 규모는 3000억원이다. 조달 자금의 대부분을 두산건설에 투입한 셈이다.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우려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체력이 약해지면서 향후 계열 지원 가능성 주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의 2018년 별도기준 매출액은 신규 수주 부진 여파로 전년대비 5.4% 줄어든 4조101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위축에 따른 비용 부담과 함께 탈원전 여파로 원전 매출도 축소되면서 수익성도 전반 하락했다. 원전 관련 매출 수익기여도가 높은 만큼 단기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두산건설은 주택시장 부진은 물론 유증 이후에도 과도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정크등급(BB-, 안정적)을 부여받고 있어 자체 조달은 어려운 상황이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조8287억원, 영업이익은 3223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14%, 5.57% 늘었다. 반면 당기순손실은 384억원을 기록했다. 이자비용과 두산건설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유증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면서 이자부담을 줄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두산건설의 추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두산중공업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

앞서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디비씨 주식 92만8560주(467억원)를 ㈜두산, 두산밥캣코리아와 함께 매입했다. 두산건설 부실이 두산중공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지주사는 물론 두산인프라코어와 그 계열사인 두산밥캣이 지원에 나선 것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자체만을 보면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있다. 건설기계산업 특성상 경기에 민감한 수익구조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상이한 경기흐름이 서로 보완하고 있다. 특히 부진한 실적을 면치 못했던 중국과 신흥국 시장에서 2017년 이후 수요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두산밥캣은 미국 건설경기 확장, 대형 렌탈업체 수요 회복 등으로 2011년 이후 실적도 나아지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실적에도 일조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 실적개선과 재무부담는 잠재적 계열 지원 부담으로 이어진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 투자자들이 그룹 계열 지원에 대해 불편해 하는 상황”이라며 “디비씨 관련 지원까지는 괜찮지만 추가 지원은 반발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BBB0) 신용등급전망에 ‘긍정적’을 부여한 곳은 한국신용평가뿐이다. 나이스신용평가과 한국기업평가는 각각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계열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을 신용도 부담요인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사진=에프앤가이드]

공모 조달에 흥행하기 위해서는 ‘지원’ 불확실성을 제거해야만 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이 예상된다. 이중 금융비용, 법인세, 배당수입 등을 감안하면 1500억~2000억원 수준의 영업현금흐름이 전망된다.

유지보수 등 경상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500억원 미만이나 신사업, 설비증설 등과 관련한 신규투자는 연간 1000억원 규모로 진행할 계획이다. 잉여현금흐름(FCF)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7년 두산인프라코어 FCF는 986억원으로 흑자전환했지만 2018년에는 366억원으로 줄었다. 운전자본과 CAPEX가 늘어난 탓이다. 그만큼 영업현금흐름에 기반한 차입금 감축은 빠르게 진행되기 어렵다.

IB 관계자는 “이번 조달규모가 직전 대비 100억원 축소되면서 다소 부담은 덜었다”며 “계열 지원 우려는 있지만 실적과 재무구조 개선 등이 힘을 싣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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