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마동석X김무열 '악인전', 망설이거나 우회하는 법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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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19-05-1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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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반 형사 태석(김무열 분)은 충남 일대에서 벌어진 몇 건의 살인사건을 두고 '연쇄살인마'의 짓일 거라 직감한다. 어떤 감정도 단서도 찾을 수 없으나 태석의 본능은 피해자들의 연결고리를 찾고 있다. 살인사건의 실체에 다가갈수록 그는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되고 그럴수록 태석은 더욱 범인 찾기에 혈안이 된다.

한편 중부권을 주름잡는 제우스파 수장 동수(마동석 분)는 연쇄살인마 K(김성규 분)의 타깃이 된다. 거대한 체구와 무자비한 주먹질로 겨우 목숨을 구했지만, 동수의 자존심은 이미 산산조각. '체면'으로 먹고 사는 조직폭력배인 만큼 주변에서는 그를 조롱하고 무시하기 일쑤다. 동수는 받은 만큼 갚아주기 위해 K를 쫓기 시작한다.

태석과 동수는 도무지 단서를 남기지 않는 연쇄살인범을 쫓으며 각각 경찰의 과학수사, 조직폭력배의 행동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먼저 잡는 사람이 (범인을) 마음대로 하기"로 약속, 위험한 '파트너십'을 맺는다.

오늘(15일) 개봉한 영화 '악인전' 스틸컷[사진=키위미디어그룹 제공]


영화 '악인전'은 이원태 감독이 스크린 데뷔작인 '대장 김창수' 이후 2년 만에 내놓은 신작. 전작과는 완벽히 다른 풍의 영화를 내놓으며 더욱 깊고 넓어진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특히 '악인전'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 전세계 영화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

조직폭력배와 형사 그리고 연쇄살인범이라는 소재는 한국영화에서 제할 수 없는 소재가 됐다. 하나도 지겨운데 이 세 가지 소재를 한데 엮는다 했을 땐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 터. 그러나 '악인전'은 이 지겹고 뻔한 소재를 엮고도 눈을 뗄 수 없는 강력한 흡인력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조직폭력배와 형사가 자기보다 더한 악인을 잡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지기 않고 수사를 펼치는 모습은 범죄물과 수사물 그리고 누아르 등 다양한 장르물의 복합적 카타르시스를 안겨주고 연쇄살인마 K가 범행을 저지르는 모습은 스릴러적 팽팽한 긴장감을 더해준다.

또한 오직 '자기 이익'을 취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덤비는 세 명의 주인공은 따로 본다면 기존 범죄액션물의 캐릭터와 닮아 있지만 한 자리에 모였을 때는 완벽히 낯선 무드로 다가와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재미를 주곤 한다.

눈 돌릴 데를 찾을 수 없이 오로지 이야기와 캐릭터에만 온 정신을 쏟게 만드는 건 '악인전'이 가진 힘이자 무기. 조금도 망설이거나 우회하는 법 없이 직진하면서 관객들의 혼을 빼놓는다. 예컨대 태석이나 동수, K 등은 깊은 고민 없이 목적만을 위해 달리고 기능적인 역할을 하며 플롯(Plot)이나 구성 역시 막힘 없이 흐르며 이들의 질주를 돕는다. 앞만 보고 달리는 '악인전'의 태도는 자칫 영화를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게 하겠지만 오히려 이 흐트러짐 없는 태도는 오락영화로서 '악인전'을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관객의 시선을 끌고 구미를 당기게 만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연기도 인상 깊다. 마동석은 제대로 된 악역의 면모를 과시, 자기 자신을 캐릭터화해 위압적인 면면을 드러낸다. 마동석이 아닌 그 누가 동수를 연기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태석 역의 김무열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이야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돕는다. 다소 설득력이 부족한 태석 캐릭터의 서사를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김무열의 연기력 덕이다. '악인전' 개봉 후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건 연쇄살인마 K 역의 김성규. '범죄도시' '킹덤'으로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악인전'으로 제대로 포턴을 터트렸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까지 보고 나면 스크린 너머 그의 서슬 퍼런 눈동자를 잊을 수 없을 거다. 15일 개봉. 관람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며 러닝타임은 11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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