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일장관, '北 비난' 속 WFP 사무총장과 연쇄 면담…대북식량지원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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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9-05-1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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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식량지원에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데이빗 비즐리 유엔 산하기관인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13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잇따라 만나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현재 방한 중인 비슬리 총장은 이날 두 장관에게 각각 최근 발표된 WFP·FAO(국제식량농업기구)의 북한 식량 공동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WFP의 대북 영양지원사업 현황을 공유했다. 

보고서는 WFP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공동 조사해 지난 3일 발표한 '북한의 식량안보 평가'보고서로, 올해(2018년 11월∼2019년 10월) 북한의 수요를 충족하는데 136만t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슬리 총장은 우선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 장관과의 면담을 가졌다. 김 장관은 "WFP가 FAO와 함께 (조사한) 북한의 식량조사 보고서를 자세히 읽었다"며 "인도주의와 정치를 분리해야 한다는 WFP의 기본 입장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WFP가 요청한 영유아, 임산부 등 대상 영양지원 사업에 대한 공여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앞으로 인도적 지원과 관련돼 WFP와 통일부 사이에 긴밀한 협의를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비슬리 총장은 "한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조하는 가운데 정치와 인도주의적 사항은 분리되어야겠지만, 한국에 있는 국민들이 원하는대로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데이빗 비슬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과 인사하고 있다. 2019.5.13 [연합뉴스]

이어서 비슬리 총장은 외교부 청사로 넘어가 강 장관과 만남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한국의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배석했다.

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WFP와의 좋은 관계에 있어 매우 시의적절한 방문"이라며 "북한의 식량 상황이 이번 논의의 중요한 의제인데, 우리는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장관은 "WFP에서 매우 중요한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인상 깊었다"면서 "이 사안에 있어 당신의 공정한 견해를 더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비슬리 사무총장은 이에 "우리는 매우 복잡한 상황을 다루고 있다"면서 "(북한의 식량 실태를) 평가한 지 이제 일주일이 지난 상황이고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비슬리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장관과 면담하고 있다. 2019.5.13[연합뉴스]

한편 북한은 전날인 12일 남측의 인도적 지원 움직임을 ‘공허한 말치레’ ‘생색내기’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한 상황이라서 정부가 사실상의 속도조절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여전히 대북 식량지원 계획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남북공동선언 이행, 이것은 한반도의 비핵화,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 철저하게 이행해 나가야 되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의 비난 언사에 대해서는 "북한 특정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 정부가 일일이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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