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게임에 빠진 아이가 걱정된다면? 지금 ‘부모혁명’을 읽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상민 기자
입력 2019-04-16 17:4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이 말하는 ‘유연한 낙관주의’

  • 부모들, ‘학부모’라는 집단적 정체성에 매몰돼

  • 부모의 자아실현과 자녀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는 법

  • ‘놀이인, 언어인, 공감인, 경제인, 융합인’이라는 5가지 덕목

“내 아들은 ‘롤’(LOL: League of legend)을 좋아한다. 처음에 시작할 때 실버 5등급에서 시작했는데 게임을 계속하면서 강적들을 만나 브론즈로 등급이 낮아졌다. 실력을 높여 등급을 올리기 위해 꾸준히 연습했다. 반년 동안 실력을 다져 실버 3등급으로 다시 올랐을 때 아들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고 우리 가족은 진정으로 축하해줬다.”

디지털 시대를 사는 대다수 아이들에게 인터넷 게임은 흔한 취미다. 하지만 종일 컴퓨터와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자녀를 보는 부모는 속이 터진다. ‘부모혁명’(미다스북스 刊, 2019.04)의 저자 강정자는 다르게 반응했다.

강 작가는 아들이 게임에서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미국의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이 말하는 ‘유연한 낙관주의’ 상황으로 인식했다. 아들은 달성할 수 있는 목표 수준을 정하고 이에 맞춰 노력의 강도를 조절했다는 것이다.

강 작가가 본 아들은 반드시 등급을 올릴 수 있다는 확신은 있었지만 등급 상향은 능력뿐 아니라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능력을 맹신하지 않았다. 등급은 게임에 참여하는 상대선수의 기량과 팀워크에도 좌우되기 때문이다.

강 작가는 한 발짝 떨어져 이 상황을 관망했다. 이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아들이 상황에 따라 목표 수준과 쏟아야 하는 에너지와 시간을 조절하면서 유연한 낙관주의를 기르는 데 성공했다고 본 것이다.
 

[사진=미다스북스 홈페이지]

자녀를 잘 키우고 싶다는 욕망은 당연하다. 하지만 강 작가는 우리가 종종 왜곡된 형태로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역시 2000년 이후 태어난 세 명의 아이들을 키우면서 혼란을 맞닥뜨렸다. 게임, 웹툰, 유튜브, 애니메이션을 생활화하는 아이들과 어떻게 소통해야할지 고민스러웠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가 ‘학부모’라는 집단적 정체성에 매몰돼 자녀를 위한 삶을 산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압박으로 학부모 스스로도 이룩하지 못한 일을 자녀에게 강요하기가 일쑤다. 그렇게 자녀도 부모도 입시와 취업에 매달리며 십수년을 허공에 날려버린다.

그녀는 주위 전문가들에게 묻고 또 물었으며, 부지런히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내 인생도 잘 살고 아이도 잘 키우고 싶었던 한 엄마의 치열한 독학의 결정체인 셈이다. 그렇게 이 책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수많은 정보 속에서 찾아낸 부모의 자아실현과 자녀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는, 강 작가에 따르면 5가지 덕목 안에서 유사한 층위를 가진다.

강 작가는 우선 ‘놀이’라는 기본 마인드로 토대를 다져야 한다고 말한다. 숨이 다하는 순간을 기준으로 본다면 삶을 유쾌하지 않게 보낼 이유가 없다. 또한 전세계가 이어진 초연결 사회에서는 언어와 공감능력이 필수라고도 조언한다. 연대와 포용의 가치가 평가받고 있는 북유럽 복지국가 모델이 미래대안으로 급부상한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부모와 자녀의 동반성장이라는 길을 정비하는 데 필수인 또 하나는 바로 ‘경제’다. 첨단기술로 양극화가 심해졌지만 ‘융합’으로 창의적 산물을 만들어내는 지혜로운 경제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결론이다. 강 작가는 ‘놀이인, 언어인, 공감인, 경제인, 융합인’이라는 5가지 덕목을 구비한다면 미래는 더 이상 두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에 앞서 자신의 정체성을 먼저 찾으라고 말한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모르면 자신보다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을 만났을 때 스스로를 을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부모는 자녀를 ‘갑’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사족 같은 명심할 점 하나. 책 제목인 '부모혁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강 작가는 미래 시대를 이끌어갈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서 부단히도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이 책이 어쩌면 자아실현에 관한 도서로 읽힐 수 있는 이유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꿔 볼 준비가 됐다면? 지금 ‘부모혁명’을 펼쳐보자. 보석 같은 조언들이 곳곳에서 당신을 새로운 부모로 만들어줄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