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제재 버티기' 들어가나...北, 한미정상회담·남북관계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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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기자
입력 2019-04-0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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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을 풀기 위한 한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대감을 접고 '제재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8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김정은이 올해 상반년 동안은 미·북, 남북 사이의 현 교착상태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단계적 합의, 단계적 이행방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기다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지난주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를 하면서 이례적으로 원산 갈마 해양관광지구의 완공 시기를 원래 계획보다 6개월 늦춘 것을 예로 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속도 조절' 지시는 오는 11일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에서 자력갱생의 구호를 전면에 들고 나가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토의하겠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알리는 의미가 있다"며 "미국, 한국에도 제재 장기화에 시간상으로 쫒기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려는 의미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올해분 무상경제 지원은 다 받아냈으니 대북제재 장기화에도 올해 하반기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타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4월 11일 한미정상회담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았지만 남북 사이에 특사방문 같은 접촉조차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북한이 한국 정부의 '굿 이너프 딜' 제안에 아무런 기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미회담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기대가 있었다면 오히려 남북대화를 서둘러 진행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지금까지의 '선 남북대화 후 한미대화 구도'를 유지하여 북한이 협상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남북대화를 선행시키려고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선 한미 후 남북' 구도가 펼쳐진다면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압력을 한국을 통해 받는 구도로 보일 수 있으므로 남북대화에 더욱 흥미를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나 김 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탈퇴와 같은 '폭탄선언'을 할지에 대해선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질 가능성이 커 차마 그런 용단은 내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수준에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재와 압박으로 나온다면 북한으로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로 가겠다는 식으로 다시 한번 엄포를 놓는 정도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 [연합뉴스]

또한 북한 선전매체들은 9일 남측 정부가 발표한 올해 남북관계 시행계획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제목의 논평에서 통일부가 최근 발표한 '2019년도 남북관계발전 시행계획'을 언급하며 "내용을 면면이 뜯어보면 그야말로 아무런 현실성도 없는 말 공부질"이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지금 좋게 발전하던 북남관계가 지지부진해지고 있는 것은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라 미국과 남조선 보수세력의 압력에 겁을 먹고 기가 눌린 (남측) 당국의 줏대 없는 처사 때문이라는 것이 남조선 각 계층의 일반적 평"이라고 전했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도 이날 논평을 통해 시행계획 관련 "(통일부가) 북남관계를 저들의 구미와 이익에 복종시키려는 외세와 반통일을 생리로 한 보수 패거리들의 압력에 휘둘리어 제 할 바를 하지 못하고 생색내기에만 급급하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앞서 지난달 28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범정부적 정책 추진 방향을 담은 '2019년도 남북관계발전 시행계획'을 남북관계발전위원회심의를 거쳐 국회에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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