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브랜드' 전성시대…예전에는 톱배우만 아파트 광고 찍었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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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19-04-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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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애(자이)·고소영(힐스테이트) 등 유명 배우들 모델로 활약

  • 삼성물산 '래미안'이 가져온 아파트 브랜드 광고계 변화

2000년대 초, GS건설 '자이' 광고모델 이영애(왼쪽)와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광고모델 고소영. [제공=각 사]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 재정비가 한창이다. 호반건설이 '호반써밋'을 선보인 데 이어 대우건설은 새 '푸르지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TV 광고를 이달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롯데건설은 '롯데캐슬'보다 고급화된 '인피니엘'(INFINIEL)을 론칭할 예정이다.

국내 아파트 '브랜드'는 1990년대 말부터 생겨났다. 1997년 IMF 사태 이후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와 소형평형 의무 비율 규제를 풀고 건설산업 경기를 끌어올리려 한 것이 되레 고급화 바람을 일으켰다. 이에 건설사들은 유명 배우들을 광고 모델로 내세워 브랜드 홍보에 적극 나섰다. 당시 "아파트 광고를 찍지 않으면 톱배우가 아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였다.

실제 이영애, 고소영, 김남주, 장동건 등이 각각 '자이'(GS건설), '힐스테이트'(현대건설), '푸르지오'(대우건설), '더샵'(포스코건설)의 모델로 활약했다.

하지만 어느 틈에 톱배우들을 앞세운 브랜드 홍보가 시들해지고, 일반인들이 출연하는 광고로 흐름이 바뀌었다. 브랜드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광고비를 많이 투입할 필요가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연예인 이미지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 또한 달라지는 위험을 감수하기는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물산이 '래미안' 홍보를 위해 기용했던 배우 '황수정'의 영향이 컸다. 황수정은 드라마 '허준'에서 '예진아씨'로 높은 인기를 얻었으나 '마약 투약' 혐의로 방송 활동을 접었다. 이는 여러 다른 건설사들의 경각심을 일깨웠다. '산소 같은 여자'라는 수식어로 알려진 이영애를 모델로 내세웠던 GS건설도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이'는 곧 '이영애'로 통할 정도였기에 놓기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다만 재미있는 사실은 새로운 광고 유행을 선도한 건설사도 삼성물산이었다. 몇 년 간 방황하던 삼성물산은 수요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세웠다. 유명 배우가 아닌 일반인들을 모델로 일상 속 에피소드와 같은 이야기를 광고로 만든 것. 파급효과는 순식간이었다. 전자 등으로 유명한 삼성이 건설(아파트)까지 진출한 데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던 사람들의 마음까지 돌려놨을 정도다.

이후 대세는 '래미안에 삽니다', '진심이 짓는다'(호반건설) 등의 광고카피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광고로 넘어갔다. 현재는 서희건설 모델인 한고은 외에 딱히 떠오르는 배우는 없다. TV는 물론 라디오에서조차 건설사 및 브랜드 광고를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GS건설을 제외하고, 건설사들이 기존 아파트 브랜드의 상위 브랜드를 만들면서 효과적인 홍보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를 어떻게 끌어올릴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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