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시장 '테스트베드'로 부상…한국인 CEO 앞세워 공략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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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4-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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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콘, 정해환 한국법인 대표이사 선임

  • 현지 시장 상황 파악 및 직원과의 소통에 호평

정해환 니콘이미징코리아 신임 대표이사 [사진=니콘이미징코리아 제공]

카메라 업계에 '한류'가 분다. 일본인 사장이 진두지휘하던 일본계 제조업체들의 국내 법인에 잇따라 한국인이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정해환 영업마케팅본부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2006년 니콘의 한국법인 설립 이래 첫 한국인 대표다.

정 대표는 카메라 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2007년 니콘이미징코리아에 합류한 뒤 영업팀장과 영업마케팅본부장을 거쳤다. 한때 개인 사업을 위해 퇴사하기도 했으나, 키타바타 히데유키 대표가 취임하면서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모셔' 온 인물이다.

재입사한 뒤 정 대표는 주력 제품군 다각화로 매출 신장은 물론 내실 있는 운영 체계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고 호평 받았다. 키타바타 대표가 일본 본사의 대표이사로 영전하면서 한국법인장 자리가 비게 되자, 정 대표는 자연스럽게 니콘 최초의 한국인 대표이사에 낙점됐다.

일각에서는 정 대표의 선임에 대해 다소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암묵적으로 일본 본사에서 임원을 대표이사직에 파견해왔던 카메라 업계의 관행을 깨뜨린 탓이다.

실제로 정 대표를 제외하면 니콘과 함께 이른바 '빅3'로 분류되는 캐논, 소니는 모두 일본인 대표이사가 재임 중이다. 요시카이 슌지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대표와 오쿠라 키쿠오 소니코리아 대표 모두 지난해 4월 나란히 임기를 시작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카메라 업체들은 대체적으로 보수적인 경영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본사의 일관된 경영 지침에 따라 현지 법인들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외국인을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지난 2012년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전 대표의 횡령 사건은 한국인 CEO들의 입지를 더욱 좁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카메라 업계에도 한국인 CEO가 하나둘 자리를 잡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임훈 후지필름일렉트로이미징코리아 사장, 노운하 파나소닉코리아 대표가 대표적이다.

임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노 대표는 2010년부터 각사의 한국 지사를 이끌어왔다. 이들은 일본인 CEO에 비해 국내 시장의 현황이나 분위기를 훨씬 빨리 파악하고, 통역 과정 없이 직원들과 소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본사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테스트 베드'로 떠오르면서 이런 흐름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1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1인 미디어 창작자들을 중심으로 풀프레임 미러리스, 하이엔드 콤팩트 카메라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카메라 업체들도 고해상도 동영상 촬영 기능을 앞세운 제품들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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