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도 못찾게 생겼다"…퇴직연금 수익률 사실상 '마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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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19-03-2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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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대 은행 연간 수익률 1%대 초반

[그래픽=아주경제 DB]

#. 직장인 A씨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온다. 회사를 통해 퇴직연금에 가입한 지 10년이 됐지만 수익률은 2%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에 적립할 비용을 부동산이나 주식 등 다른 곳에 투자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해지하거나 적립액을 사용할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지난해 6대 은행의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이 최대 1% 초반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인 1.86%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지난해 연평균 물가상승률인 1.5%와 0.5% 정도의 수수료 비용을 감안하면 원금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노후 생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퇴직연금이 원금 보장조차 어려워지면서 노후 대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2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의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원리금보장형이 1.34%, 비보장형이 -1.93%로 총 1.26%를 기록했다.

다른은행도 상황은 비슷해 신한은행이 1.43%, KEB하나은행 1.34%, 우리은행 1.21%였다. NH농협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각각 1.23%, 1.06%로 집계됐다.

가입자가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직접 결정하는 확정기여형(DC형)의 상황은 더 나쁘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경우 6대 은행은 -3.76~-6.36%의 수익률을 보였다. 전체 수익률이 0%대인 은행도 많다.

지난해 하반기 들어 증시가 급락하고 시장금리 하락폭이 커지면서 상품 수익률이 고꾸라졌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문제는 올해도 상황이 쉽지 않은 데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에서는 더이상의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적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인상 횟수를 줄이는 정도여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수수료도 수익률을 갉아먹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퇴직연금 수수료는 금융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0.5% 내외다. 수수료 자체가 높진 않지만 퇴직연금 시장이 커지고 수익률은 낮은 상황이 이어지다보니 수수료 절대액은 증가하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투자해야 하는 퇴직연금 특성상 한 해 성과만 볼 것이 아니라 3년, 5년, 10년의 장기 성과를 고려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연금상품은 노후보장 자산을 안정화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가입자 본인들도 연금의 운용·관리에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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