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역경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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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9-03-2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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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경제부 기자

노랗고 뿌연 미세먼지가 우리나라 전역을 덮친 것처럼 경제전망도 잿빛이다. 현재 경기 상태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는 8개월 연속 하락, 미래 경기를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는 6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싱그러운 장밋빛 전망은 온데간데없고 일말의 희망마저 흐릿하다. 한국은 예나 지금이나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다. 그런 나라에서 수출 엔진이 꺼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보다 11.1% 줄어 수출 실적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출이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한 것은 2016년 7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감속 폭이 시간이 흐르면서 갈수록 커지고 있어 성장 저하가 우려된다. 수출부진의 원인은 그동안 수출을 주도해온 두 축인 중국과 반도체 수출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수출은 중국과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

정부는 수출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감소폭이 갈수록 확대되자 부랴부랴 '수출경쟁력 강화대책'을 내놓았다. 이 대책은 수출업체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향후 수출전선에 활기를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수출 부진을 타개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니고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대외적으로 세계 무역 성장세 둔화와 반도체 단가 하락 등 수출 전선의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합의 없이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도 부정적인 변수다. 설사 미·중 무역협상이 어렵사리 타결된다 하더라도 중국의 미국산 반도체 구매 확대로 우리 주력 산업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게다가 대내적인 경쟁력 약화도 걱정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개혁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생산성과 효율성은 제자리걸음이다. 

그렇다 해도 지나친 비관은 사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희망은 남아 있다. 역경은 새로운 수익을 낳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법이다. 기업은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하고, 정부는 이것이 가능하도록 신산업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 한마디로 정부와 기업이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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