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가볼만한 곳 - 전남 '장성 4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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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박승호 기자
입력 2019-03-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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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령산 편백림, 백양사 고불매, 장성호 수변길, 남창계곡

흥선대원군은 ‘文不如長城(문불여장성)’이라고 했다.
“학문으로는 장성만 한 곳이 없다”는 뜻이다.
학문과 선비의 고장 장성답게 곳곳에 필암서원, 고산서원, 봉안서원 등 서원과 사우가 많다.

그뿐이랴.
봄날 장성에 가면 볼거리가 많다.
축령산 편백림이 유명하고 고불총림 백양사와 그곳에 있는 고불매, 매화나무가 일품이다.
장성호 수변길은 호수와 숲이 어우러져 봄나들이 관광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입암산 남쪽에 있는 남창계곡은 10리가 넘는 멋진 곳이다.

* 치유의 숲 – 축령산 편백림
 

축령산[사진=장성군]


장성이 품고 있는 보물은 축령산 편백림이다.
전북 고창과 경계를 이룬 축령산에는 40~50년생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림대가 1150ha에 울창하게 조성돼 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나무에서 뿜어나오는 피톤치드는 특유의 향내음을 풍기며 더욱 상쾌한 기분을 선물해준다.

피톤치드는 식물이라는 뜻의 ‘피톤(Phyton)’과 ‘죽이다’는 뜻의 ‘사이드(Cide)’ 합성어다. 주변 미생물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
보통 해뜰 무렵과 낮 10~12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배출된다.
산림욕을 통해 피톤치드를 마시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장과 심폐기능이 강화된다.
아토피성 피부염, 갱년기 장애, 호흡기 질환, 스트레스 완화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편백림을 찾고 있다.

축령산은 전국 최대의 조림 성공지로도 유명하다.
‘조림왕’으로 유명한 춘원 임종국 선생이 한국전쟁 뒤 폐허가 된 벌거숭이 산에 30년간 사재를 털어 묘목을 심고 물을 주고 가꿨다.
삼림욕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인 축령산은 2014년에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으로 꼽혔다. 축령산 숲 안에는 널찍한 임도가 곳곳으로 뻗어 있어 가벼운 산책이 가능하다.
곳곳에 있는 안내도를 따라 오솔길로 들어서면 더욱 진한 피톤치드향이 온몸으로 느낄 수 있고 편백림이 만들어내는 이국적 정취에 흠뻑 빠지기도 한다. 천천히 걸으며 삼림욕을 즐기는 데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독서나 명상을 즐길 수도 있다.

또 산림청이 운영하는 ‘장성편백 치유의 숲’에서는 숲해설가들이 함께하는 다양한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과 성인, 노인, 환우, 임산부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있다.

* 천년의 역사가 깃든 백양사

백암산을 뒤로하고 가인봉과 백학봉 사이 골짜기에 자리 잡은 백양사는 백제 무왕 때 세워졌다고 전해지는 명찰이다.
 

장성 백양사[사진=장성군]


애기단풍과 비자나무 숲, 고불매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장성의 대표 관광지다.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백양사 내에는 보물인 소요대사부도를 비롯한 극락보전, 대웅전, 사천왕문, 청류암, 관음전 등의 국가 문화재들이 가득하다. 담장에 기대어 있는 고불매와 비자나무 숲과 같은 천연기념물도 볼 수 있다.

백양사로 향하는 길에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백학봉을 배경삼아 맑은 연못에 비추는 쌍계루다. 이곳은 사계절 내내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지만 아기단풍의 색이 유난히 고와 물드는 가을이 빼어나게 아름워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손꼽는 사진촬영지로 사랑받고 있다.

백양사의 가을 단풍 못지않게 유명한 것이 ‘고불매’다. 고불총림 백양사의 매화나무란 뜻으로 이름지어진 고불매는 매년 봄이면 분홍 매화꽃을 피우는 홍매나무다. 수령이 3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꽃 색깔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다. 또 고목의 형태가 은은하고 깔끔해 호남 5매 중 하나로 꼽힌다.

백양사를 품은 백암산도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명산 중 하나다. 특히 전남대수련원에서 오르는 등산길 중간에는 장성8경중 하나인 입암산성이 있다. 입암산성은 삼국시대부터 전라도를 지키려는 군사 목적으로 쌓여진 성으로 계곡능선을 따라 3.2km의 성이 남아 있다.

[코스안내]
-1코스 : 백양사→약사암→백학봉→상왕봉→사자봉→가인마을 (총 8.5㎞, 6시간)
-2코스 : 백양사→운문암→능선사거리→몽계폭포→전남대수련원(총 6.2km, 3시간 30분)
-3코스 : 전남대수련원→새재갈림길→입암산성 갈림길→남문→북문→갓바위→은선동계곡
→ 전남 대수련원(약 10.1km 4시간)
-4코스 : 전남대수련원 → 새재갈림길 → 장성새재 → 입암공원지킴터(약 6.5km 3시간)

* 내륙의 바다 ‘장성호 수변길’

장성호 수변길은 호수와 숲이 어우러진 절경이다.

 

장성호 출렁다리[사진=장성군]


장성호 수변길은 장성호 선착장과 북이면 수성리를 잇는 7.5km 길이의 트레킹길로 2017년 개통됐다.

산길과 호반길을 함께 걸을 수 있도록 조성돼 숲과 호수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또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도 2시간 40분이면 모든 코스를 갈 수 있을 정도로 험하지 않아 동호회원은 물론이고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걸어도 제격이다.

호숫가 가파른 절벽을 따라 세운 나무데크 다리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울뿐더러 그 위에 서면 탁 트인 장성호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리 한쪽에서 숲의 나뭇잎들이 스치는 소리를, 다른 한쪽에선 호수의 물이 절벽을 때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호수를 끼고 한참 더 걸으면 호젓한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숲길이 반겨준다.
굳이 트레킹 마니아들이 아니더라도 소나무와 굴참나무를 비롯한 각종 나무 사이로 때론 직선으로, 때론 지그재그로 펼쳐진 산속 오솔길을 자박자박 걸으며 한가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출렁다리까지 개통해 명실상부한 장성의 명소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장성호 출렁다리는 장성호 상류인 장성읍 용곡리의 호수 협곡을 허공으로 연결하는 154m 길이의 다리다. 다리 양쪽에 황룡을 형상화한 21m 길이의 주탑이 세워져 있다.
출렁다리를 건너다 보면 다리 위에 서서 장성호의 수려한 경관을 바라 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전라남도가 ‘추천관광지’로 선정했고 한국관광공사는 ‘대한민국 대표 걷기 길’로 정했다.

[장성호 수변길] (출발) 장성읍 용강리 171-1, 장성호 주차장 → (종점) 북이면 수성리 862, 수성마을

* 남창계곡

입암산 남쪽에 위치한 남창계곡은 은선동, 자하동 등 여섯 갈래로 이뤄졌고 길이가 10여리에 이른다.

계곡 곳곳마다 크고 작은 폭포와 기암괴석이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선계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갖 새소리가 그침이 없는 울창한 수목과 산천어의 작은 몸짓까지 들여다보이는 수정처럼 맑은 계곡물과 계곡을 따라 지루하지 않게 이어지는 오솔길은 남창계곡의 빼어난 자랑거리다.

 

남창계곡[사진=장성군]


남창계곡은 여름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대표적인 피서지이지만, 봄에도 은 고로쇠를 먹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장성 고로쇠’는 노령산맥 청정지역 바위틈에서 강하게 자란 고로쇠 나무에서 뽑아 내 다른 지역보다 청량감이 좋고 농도가 높아 최상의 품질로 평가받고 있다.

2017년부터는 고로쇠 수액의 채취 작업을 자동화하고 자동 포장 설비를 갖춰 깨끗한 환경에서 현대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입암산 산행을 마치고 고로쇠 물을 한잔 마시면 시원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다. 고로쇠물은 3월 말까지 구입할 수 있다.

[추천코스]
- 관광명소코스 : 장성IC → 평림댐장성공원 → 필암서원 → 홍길동테마파크 → 축령산조림지 → 장성호관광지 → 백양사 백양 IC
- 힐링코스 : 장성IC → 축령산산소길 → 백양사템플스테이 → 백양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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